. 자아정체감을 종단적으로 연구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단연 조젤슨을 들 수 있다. 그는 마샤의 면접 방법을 사용하여 34명의 대학교 4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하여 1972년 박사 논문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12년 후 당시의 연구대상자들을 대상으로 대학교 시기의 자아정체감 범주와 30대 중반의 자아정체감을 비교했다. 연구결과는 1987년에 ‘Finding Herself : Pathways to Identity Development in Women’이라는 단행본 서적으로 출판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12년이란 장시간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대학 시기에 지녔던 자아정체감 수준을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먼저 자아정체감을 성취한 집단을 보면 단 한 명만 제외하고 모두 성취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 한 명은 유예 상태에서 새로운 선택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니며, 뚜렷한 목적을 향해 계속 노력했다. 또 흥미로운 것은 자신을 보호해주는 남성보다는 협조적인 파트너로서의 남성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아정체감을 유실한 여성 대상자들은 12년 전에 비해 가장 변화가 적었으며, 21세경에 지녔던 신념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었다. 그들은 가풍과 부모의 가치관을 중요시했으며, 자기 견해의 자발적인 표현을 가급적 억제하는 등 개인적인 발달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
유예 대상자들은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그룹이었는데, 일부는 친구나 연인 등 주변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정체감을 획득하였으나, 나머지는 전과 같은 불확실한 상태로 자신의 삶에 대해 최선의 선택을 내리지는 못했으며, 여전히 무언가를 탐색하거나 실험하는 위기 상태에 있었다. 정체감 확산 상태였던 여대생들 중 50%는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들은 위기도 관여하지 않고, 조젤슨의 표현에 의하면 ‘바람 부는 대로 날아다니는 나뭇잎’과 같이 자신의 삶을 그저 방관하듯 바라보는 정체감 확산 상태에 있었다. 또 그 중 두 명은 사망하였는데, 한 명은 우울증이 원인이었다. 나머지 세 명은 외부적 도움에 의해 자아정체감을 획득한 상태였다.
조젤슨의 연구결과가 시사하듯이 자아정체감 형성의 결정적인 시기는 청년기이며, 그 시기에 발달했던 정체감 수준을 대체로 성인기에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청년기에 정체감을 완전히 확립하지 못했지만 성인기에 와서 성취한 사례를 보면 정체감 형성이 전 생애를 걸쳐서 진행되는 과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청년기에 형성된 자아정체감이 성인기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하며, 성인기 발달과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어떤 장단점으로 작용하는지 등에 대한 더 많은 후속연구가 종단적으로 실시될 필요가 있다.
* 참고문헌
- 청소년 심리학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상철 외 4명 저 / 교육과학사 / 2014
- 청소년 상담학개론 / 김동일, 김은하 외 3명 저 / 학지사 / 2014
- 학습과 발달에 대한 이해 / 문무경 저 / 창지사 / 2005
- 청소년 발달상담 / 김혜숙, 박아청 외 1명 저 / 청소년대화의광장 /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