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번 국정농단의 애초의 원흉들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방부의 '자체 조사 결과'가 일부 거짓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국방부 자체 조사 및 수사에 대한 신뢰를 국방부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는 셈이다. '외부 기관'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000국정원 3차장 '2011년 1월 1일부터 근무' 직접 밝혔다. 국방부는 전날 000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현 사이버사령부의 1처장, 530단(심리전단)장이 같은 시기에 근무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전 3차장이 합참 민군심리전부장으로 재직한 기간은 2011년 2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고, 1처장은 같은 해 1월 24일까지 민군심리전부에서 근무해 같은 시기에 근무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정감사에서 000 전 차장이 2011년 1월 1일부터 근무했다는 군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프레시안, 국방부 조사 '거짓' 확인…국정원 3차장, 본인 입으로 직접 진술 2013.10.23)
준호는 그를 존경했다. 너무 엄격한 모습도 있었지만 지휘관이라면 이 복잡한 군대 내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인근 부대 무장 탈영병을 잡기 위해 지프차를 타고 산속을 누비는 모습을 존경했고 밤늦게까지 부대에서 벌어지는 일을 처리하는 성실함이 든든했다. 하지만 그는 일그러진 영웅이었다. 그는 공직자로서 추잡한 짓거리를 지휘했고 윗사람의 잘못된 지시를 따랐으며,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직도 그 사건은 많은 부분이 풀리지 않은 채 관련자 대부분이 풀려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종결되었다. 아마도 정권이 세워지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으니 법원도 눈치를 봤을 것이라는 사실은 능히 짐작이 간다. 하지만 준호는 그를 용서할 수 없다. 그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준호가 그를 존경하는 마음에는 180도 다른 시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는 전공인 대북심리전 대신 대남 심리전에 몰두했다. 마치 적을 무찌르라고 쥐어 준 총을 자신의 이웃들에게 돌린 누군가처럼 배신자인 것이다. 그는 결과적으로 준호처럼 순진한 부하들을 속였다. 물론 젊은 시절의 그가 순수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가 끝끝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혐의는 더욱 짙어질 것이다. 최근 물러난 전직 대통령처럼 말이다. 여러모로 그 사건은 준호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결론:
삶은 냉정하고 가차 없다. 삶은 시간이란 놈에게 내내 끌려 다니다가 운명이란 놈에게 가차없이 털린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진시황은 집권 초반, 아주 영명한 군주였다.
육국을 정복하고 중국 대륙을 통일하는 데, 진왕 정(진시황의 왕명과 성은 영이다)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모든 나라의 문자와 제도를 개혁하고 합했으며, 세세한 규격과 단위를 확정했다. 초반 진의 법은 엄하고 관리들은 공평했다. 그러나 진시황이 ‘불로불사’를 획책하다가 오히려 수은에 중독되어 허망하게 죽자 제국은 무너지고 진 왕가는 멸문되었다.
우리는 젊은 날의 자신을 기억한다. 젊은 시절의 우리는 지금보다 활기 있고 패기가 있었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차츰 나이를 먹어가면서 비루해지고 남루해지며 추한 모습을 보인다. 유감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지나간 시절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소중히 간직한 채 늙고 싶다. 내가 가진 모든 진면목이 훼손될 때 내 목숨도 다하는 것이지만, 청춘의 나직한 소망 하나쯤은 놓치고 싶지 않다. 그것이 내 바람이다.
참고 자료
강경호(2002). 역기능 가정의 성인아이와 상담. 한사랑가족상담연구소.
송성자(1997). 가족과 가족치료. 현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