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사회 중요 가치가 형성된다는 것은 먼 과거 사회 공동체 전체를 포괄하는 종교적, 철학적 포괄적 교의와 공공선이 존재하던 소규모 공동체에서나 가능한 사회관이라 생각한다.
현대사회는 다양성과 이질성으로 가득 찬 합리적 다양성이 지배하는 사회이며 애로우의 불가능성정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회 구성원\'이라는 포괄적 집단의 공통된 합의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사회를 우열의 차이가 없는 기능을 수행하는 개인의 통합체로 보는 것은 역사적으로 보아도 현실에 나타난 적이 없는 이상적인 사회상에 불과하다. 평등과 민주주의 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고대 국가 그리스조차도 여성과 외국인 등 유산계급의 남성을 제외한 사회구성원을 포함한 통합체로서 사회를 정의하지는 않았다.
또한 강남, 강북으로 대변되는 것과 같이 지역의 경제적 배경에 따라 대학교의 진학률 등의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단순히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공정한 평가와 그 선발이 정당하다는 선발관 역시 현실을 반영하는 이론이라기보다는 그저 교육의 이상과 청사진을 그리는데 멈추며 이로 인해 현실 교육에 대해 일정 교훈을 주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갈등주의 교육이론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각 사회의 구성요소는 대립, 갈등, 경쟁한다. 사회의 자원은 정해져 있고 이를 원하는 사람은 많다. 경쟁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며 대학수학능력시험평가에서의 상대평가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상대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은 경쟁을 위한 연습의 장에 불과하다 생각한다.
또한 교육의 내용 역시 지배이데올로기의 주입에 불과하다. 만약 기능주의 교육이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교육의 내용이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라 한다면 교과서 검인정제도와 같이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포함한 다양한 교과서들이 존재할 수 없다.
또한 학교의 학제, 교육 커리큘럼, 교사의 채용, 교육 행정 등 모두 정부차원에서 조직되는 것이지 각 급 학교 별로 자치권을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며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각 급 학교와 교사의 권한이 결국 교육부와 같은 거대 정부부처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율성을 강조하고 학교 교육과정에 있어 내적 교육과정을 강조하는 신교육사회학 교육이론 역시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학교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학생들에게 주입하여 그 사회의 지배적 가치에 순응할 수 있는 사회화를 시키는 기관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 사회계급은 영속화 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상류층이자 사회지도층으로 평가 받는 변호사, 판사, 검사와 같은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제 한 학기 등록금이 1천 225만원, 일 년 등록금만 약 2천 500만원에 달하는 로스쿨에 가야 한다는 점이나 국사와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제주 4.3항쟁과 베트남전쟁의 실상 등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도 지배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욱 적실성이 있을 것이다.
Ⅳ. 참고문헌
김병욱, 『교육사회학』,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