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등을 통하여 사회 구성원들의 인지적 차원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즉, ‘A는 B에 대해 하기 싫은 일을 하도록 함에 있어서 직접 제재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며, A는 B가 원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만들어 내거나 결정함으로써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의 권력관념을 의미한다. 즉, 구성적 권력은 인간의 사고와 행위를 ‘주조’하게 되는 것이다. 강제명, 『정치학』, 해인, 2010, pp.31-33 참고.
즉, 인간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이로 비롯한 자유의지는 선험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프로이트 등 다양한 정신분석이론가 혹은 인지발달이론가들이 제시한 바와 같이 어렸을 적 경험을 통해 후천적으로 발달 및 획득해 나가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성장 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교육은 필연적으로 해당 시대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그들의 생각과 의지를 ‘주조’, 즉 구성하게 된다.
결국 인간의 자율로서의 자유의지는 그 실체가 없는 신화에 불과하며 오히려 자유의지에 따른다고 평가받는 위인들의 행동은 당시 시대정신에 맞춰 구성된 ‘의지’라는 점에서 오히려 역사의 필연성에 대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위인으로 평가받으며 새로운 정치, 사회 패러다임 혹은 철학을 제시하였다고 평가 받는 절대왕정의 기초를 만든 홉스와 자유주의 사상의 선구자로 이야기되는 로크의 예를 통해 이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홉스와 로크는 둘 다 영국의 학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학자가 제시한 사상은 매우 상이하다. 하나는 절대군주제를 옹호하고 절대국가로서의 ‘리바이어던’을 제시하였다면 다른 하나는 시민정부론을 통해 인간의 기본권을 이야기하고 국가에 대한 제한을 주장하였다. 이는 당시 시대상을 봐야 한다. 홉스의 경우는 청교도 혁명의 와중 혼란을 거듭하던 영국의 정치상황을 배경으로 하며 로크의 경우는 명예혁명 이후 국력의 신장과 발전을 거듭하던 영국의 정치경체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홉스와 로크의 저작과 주장, 그리고 사상과 철학은 그들의 자유의지를 통해, 즉 ‘절대왕정을 옹호해야겠다.’,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는 중요하다.’라는 소명의식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니다. 그저 당시 시대상이 그러한 사유를 촉발하였고 이끌었을 뿐이며 결과적으로 절대주의 국가와 자유주의 이념의 등장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Ⅳ. 결론
역사결정론을 배척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가지는 자유의지에 대한 부정을 귀결되고 마는 그 처참한 결론과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으며 인간이 이에 저항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제 3의 길이 없다는 그런 막막함을 피하기 위한 동기 역시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역사가 곧 개인은 아니다. 역사의 흐름이 필연적으로 흐르더라도 개인은 그 ‘틀 안에서’ 자유의지를 갖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특유의 목적을 위해 노력하고 이를 성취하거나 실패할 수도 있다. 역사 결정론과 역사의 필연성에 대한 주장을 일반적으로 부정하고 역사 법칙의 파악이나 과학적 연구를 회피하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역사 연구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Ⅴ. 참고문헌
강제명, 『정치학』, 해인, 2010.
김광현, 「창작과비평」, 16권, 역사법칙과 자유주의』, 창비, 1988.
김효명, 「결정론과 자유」, 『철학사상』, 제 28권,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2008.
장은주, 「자연의변증법을 통해 본 우연과 필연의 문제」,『철학노트-자연과학과 현대 유물론』, 한국철학사상연구회, 1989.
황경식, 「자유인가 필연인가」,『철학과 현실』, 철학문화연구소, 1991.
황광우, 『철학하라』, 생각정원,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