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으로 북한은 5도 행정국이 출범하였는데 김일성을 의장으로 하여 운수, 공업, 통신, 무역, 교육, 보건, 사법, 치안, 재정 등 소련의 민정부서들에 대응한 10개국으로 구성되었고 조선인들을 국장으로 전면에 배치하면서 소련은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이것은 1947년 2월 북조선인민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기초가 되었다.
북한정권의 정치적 지지의 주요원천은 노동자 계급을 목표로 삼은 이유는 노동자들은 확실히 새로운 정권의 가장 충성스런 지지층이었으며, 모든 집단적 범주에서 노동자는 가장 구성된 범주였다. 북조선로동당은 빈농과 노동자들 사이에서 기반을 급속하게 확대해 나갔고 1948년 봄 빈농과 노동자는 북조선로동당의 거의 3/4을 차지하였다. 이들이 노동당에 가입하는 중요한 동기는 사회적 신분이 낮은 성분에서 높은 성분으로 빈농에서 노동자 등으로 상승하는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북한이 전국적으로 실시한 인민위원회선거는 식민지인사, 경찰, 친일파 등에게는 선거권이 허락되지 않았고 모든 20세 이상의 시민에게 투표가 허용되었으며, 북한 당국은 일제에 협력한 경력이 없는 사람들로 새로운 경찰력을 재구성하려 하였다. 북한의 경찰은 대중들과 유리되고 거만한 일제 때의 경찰과 대비되도록 고안되어 가능한 빈농, 노동자, 여성 및 청년들과 같은 피억압집단의 구성되었다. 이 책을 통해 본인은 김일성이 소련의 전폭적 지원 아래 국가를 수립하고 내부기반을 다지기위하여 친일세력, 부농, 과거 핵심계층을 공동의 적으로 설정하고 소외된 기층민들의 활용하여 김일성 자신의 지지입지를 공고히 한 것으로 판단한다.
6. 북한체제의 특징과 조선의 유교적 전통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형성은 북한의 소비에트화가 아니라 소비에트 공산주의의 조선화라는 주장이다. 해외 연구자들에서는 위성국가론 또는 소비에트화론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조선이 베트남이나 중국보다 유교의 정통성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는 사실에 기인하여 다른 국가의 공산당과는 달리 북조선로동당은 위계적이고 보수적인 북한사회의 특성 또는 유교적 전통과 연결된다. 북한이 혁명의 성공으로 인해 사회적 위계를 전복했지만, 이후 수십 년 동안 항상 남아있던 문제는 위계 그 자체였다.
전통적인 조선은 독특한 방식으로 조상과 가족배경이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귀족사회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위계급에 의한 상위계급과의 혁명적 자리바꿈은 새롭지만 과거와 똑같은 불변의 사회적 위계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양반, 평민, 상놈, 노비의 3개의 계급구조는 핵심계급, 동요계급, 적대계급의 새 계층으로 대체 되었을 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도 눈에 보이지 않은 계급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외형상의 계급별 차이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삶의 가능성과 실현성을 내포한 사회라 판단된다.
7. 국가건설에 있어서 남한요인 또는 대외요인
해방 후 남한의 공산주의자들이 내분을 겪는 동안 북한의 공산주의자들은 신속히 연합하여 북조선로동당을 창당하게 된다. 남한의 명망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민족분단의 위기를 피하고 평화로운 통일을 이루는 방안을 강구하고자 했으나, 결론적으로 남한은 미국정부의 지원으로 1948년 8월 서울에서 먼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였다. 소련은 2차 대전 종식 후 일본의 재무장과 재기를 동북아에서 가장 큰 근심거리로 생각하고 있었고, 소련의 입장에서 조선이 다시 일본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은 용납될 수 없었다. 이시기 소련은 미국이 제안한 조선에 대한 공동 점령 안을 받아들였으나, 조선을 통제하기 위한 별다른 정책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저자는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생각으로는 그 시기 소련은 공산주의 정권의 확장을 심각하게 고려하여 북한에 공산정권수립을 위해 노력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8. 북한체제의 문제점
북한은 공산주의 이론으로 평등을 주장하며 기존 사회적 위계를 전복시켰지만, 결론적으론 새로운 계급구조인 핵심계급, 동요계급, 적대계급이라는 위계를 만들고 말았다. 또한 북한의 감시체제는 식민지 시대의 법제화된 것보다도 광범위하고, 명문화된 정책이며, 다양한 민간 감시체제를 통해 마음을 규율하고 동시에 신체를 규율했다. 하나의 유기체로서 각 개인의 전적으로 몸과 마음을 헌신하는 모습은 일본 제국주의와 거의 흡사하고, 나아가 대중동원 국가였던 파시스트 이탈리아와 나치 독일에서의 특징을 골고루 갖춘 것이라 평가된다. 이것은 북한 공산주의가 주장하는 탈식민주의와 대치된다고 하겠다.
Ⅳ. 결 론
지금까지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저자는 오리엔탈리즘적 틀을 조심스럽게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유교라는 개념에서 필요한 곳만 취사선택 하는 것과 같은 실수를 보였고, 국가건설에서 북한은 식민지 시대와의 완벽한 단절을 주장했지만, 결론적으로 국가의 침투가 계속되었다. 토지개혁에 있어서 농민의 지지를 얻은 것은 분명한 하나 농촌사회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통제가 식민지 시기보다 강화되었고, 소 군정과 자율성측면에서 저자는 북한체제의 여러 분야에서 나타난 소련의 영향을 잘 표현하고 있으나, 국가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조·소 관계의 역동적 측면은 미흡했다.
또한 북한혁명은 유교사회의 위계는 바꾸었으나, 새로운 계급체제를 만들었고, 국가건설의 대외적 요인에서 저자는 소련이 조선통제에 별다른 정책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본인은 소련이 당시 공산주의 확대에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공산주의 개념으로 지주계급을 전복시키며 평등사회를 주장했으나, 결론적으로는 새로운 계급구조를 만들었고, 인민을 유기체로서 몸과 마음을 통제한 것은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와 거의 흡사하였다고 판단된다.
〈참고문헌〉
※ 찰스 암스트롱,『북조선 탄생』서해문집 2005)
※ 기광서, 「내부적 역동성에 주목한 북조선 혁명사」, 『역사비평』 83호, 역사문제연구소, 2008.
※ 예대열, 「미국 역사학계의 북한사 인식 비판」, 『한국사학보』 36호, 고려사학회, 2009.
※ 김영호, 「탈냉전기 냉전 기원의 새로운 해석에 관한 연구」, 『한국정치학회보』 35집 2호,
한국정치학회,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