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 모두 모여 함께 얘기하는 장면이 없다. 하지만 우양우, 차민혁, 강준상 순으로 마지막으로 갈수록 온가족이 모여 서로의 생각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고 그 말에 대해 상대방의 입장이 어떤지 이해하는 가정이 비춰졌다. 가족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작가가 의도한 구도로 보인다. 회 차를 거듭하며 온가족이 모여 대화를 할수록 화면의 구성도 더 편안하게 배치되어가고 서로의 목소리 톤도 부드러워졌다. 처음에 대화는 정말 힘들다는 것을 이 드라마에서도 보여준다. 우양우의 가정도 처음 온가족이 모여서 대화할 때 모르는 구성원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보다 조롱하고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고 차민혁의 가정은 차민혁이 무조건 윽박지르며 자신의 주장만 말하고 대화를 끝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화와 함께 여러 변화가 일어나면서 마지막 회에서는 모든 가정이 웃으며 자신의 생각을 편히 말하고 받아들였다. 대화 자체가 중요하면서 대화를 하면서 가정의 분위기도 함께 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
4. 현재의 가정을 함께 지키려고 노력하며 외부에 대해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다.
강준서와는 달리 한서진은 시어머니에 대한 영향보다 외부인인 김주영에 의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개선되는 인물이다. 그만큼 외부인인 김주영에게 과도하게 의존했다. ‘할머니의 재력,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조력, 코디네이터의 정보’를 완벽하게 실천하는 인물이었다. 남편에게 시어머니보다도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대화를 잘 하지 않았고 무조건 코디네이터인 김주영의 말대로 실천하였다. ‘선생님, 예서 서울대에만 갈 수 있다면 뭐든지 감당할게요.’라는 말이 유행이 될 만큼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주제였다. 온가족이 모여 함께 진지하게 얘기를 한번이라도 했다면 이렇게 파국으로 치닫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가정은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 걷잡을 수 없기 전까지는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과도하게 외부인에게 의존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가정들도 이렇게 특정된 외부인이 아니라 다른 주변의 일류대학을 가기위한 몸부림에서 벗어나 본인 가족에 대해 집중하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부모-자식 관계의 미분화에 대한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오늘날만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자의 친정에서 시집을 보낼 때, 예비 시부모의 사이가 좋은지를 꼭 물어본다. 정확하게 그 이유는 사이가 좋지 않을수록 시어머니가 예비 신랑에게 집착할 확률이 높으며 그만큼 고부관계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신부 측이던 신랑 측이던 그 집의 부모 모습을 알고 싶어 했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자의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이 술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괴물이라고 했던 아버지와 비슷한 모습으로 닮아가는 것을 주변에서 예로부터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저 현대인의 정서가 아니라 사람심리인 것이다. 특히 가족을 중시하는 우리나라가 더욱 도드라져 보였을 것이다. 지난해 2018년 내내 조현병에 대한 범죄가 주목받았다. 조현병으로 인해 살인도 하고 흉악한 범죄와 의도적인 교통사고 사례가 있었는데, 단순히 그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는 정신과약을 잘 복용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약을 먹기 이전에 왜 조현병이 발현되었는지 추적해보니 놀라운 결과가 있었다. 그들의 가족이 상당히 미분화되어있고 가정의 삼각관계가 도드라져 있는 상태라는 결과였다. 어릴 때에는 일방적으로 억압당하고 공포를 느끼다가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부모가 날 때리거나 무시한다.’라는 생각이 크게 자리 잡은 것이 특징이다. 이 생각에서 비롯하여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욕하고 나아가서 환청, 자해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역사학자들은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가 영조에게 정서적으로 어릴 때부터 학대를 당한 정황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로 인한 간질과 조현병으로 영조가 아들을 뒤주에 넣어 죽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한다. 영조가 ‘사도세자’라고 명을 붙여준 것에는 추모하고 기억하는 나의 세자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현대의 사도세자가 나오지 않도록 가정에서도 본인의 가정을 직시하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출처 및 참고자료
JTBC 스카이캐슬
가족상담 및 심리치료 (저자 강문희, 박경 외 2명)
심층분석 - 남보다 못한 가족... 존속살인 많은 이유는... 2019.08월호 월간조선
가족과 가족치료 (저자 송성자)
가족치료 임상에서 삼각관계 활용 (저자 Philip J. Guerin)
사도세자의 고백 (저자 이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