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시절을 그렸던 초반부를 빼고는 성장후의 줄거리는 그리 탄탄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은서와 신애의 출생의 비밀이 성급하게 빨리 풀어지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몰론 중간에 태석의 등장으로 준서와 은서, 그리고 태석의 삼각관계가 잠시나마 눈길을 끌지만,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급작스런 은서의 백혈병은 사건의 반전은 커녕, 어찌 보면 뻔 한 결말이 예상되기도 했다. 또한 우리나라 드라마의 코드 중 하나인 열린 결말은 아니었지만,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해피엔딩의 결말을 요구당하기도 함으로써 위기를 겪기도 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작품전체적으로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이 한계였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영상매체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프로듀서의 연출은 줄거리의 어떤 완성감보다는 아름다운 자연풍경같은 시각적 효과로서의 서정적인 감정과 “Romance”같은 노래의 모티브를 통하여 인물들의 성격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였다는 점이 Aristotle가 얘기한 비극과 가장 다른 점이 아닌가 싶다.
이상으로 『가을 동화』라는 드라마에 대해 Plato와 Aristotle의 관점으로 나름의 분석을 해보았다. Plato와 Aristotle의 사상을 나타내주고 또한 그들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데아와 감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아직은 이 드라마가 비극 작품으로서 그 부족함을 알게 되었고, 또한 이러한 드라마들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2,500년 전에 살았던 그들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들의 연장선이라는 측면에서 그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으며, 마지막으로 우리가 왜 고전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