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들의 자의식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주인공이 자신이 죽음을 선택하는 모습은 단순히 슬픔과 연민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아니고, 죽음에 대해 초월적인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의 비범함을 강조한다. 또한 주인공의 죽음에 대한 초월을 통해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에 무너지는 인간의 모습이 아닌 자유의지를 갖고 스스로 삶의 결단을 내리는 존재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안티고네』에서 안티고네의 자살에서도 볼 수 있다. 안티고네는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가치관을 꺾지 않기 위해 죽음이라는 선택을 하는데, 이러한 죽음은 안티고네의 자유의지로 발생한 비극으로 인간의 주체성을 드러낸다.
6). 반성을 통한 카타르시스
비극 작품은 단순히 신화 속 영웅들의 비극적 삶을 통해 당시 그리스인의 사상을 표현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 비극 작품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주인공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주인공에게 동화하고, 그들의 삶은 모방하게 하는 것이다. 만일 그리스 비극 작품 속 주인공의 삶을 직접 겪는다면 회생불가능의 삶으로 마무리될 테지만, 작품 속 주인공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겪는다면 반성과 교훈을 얻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이렇듯 그리스 비극을 통해 모방의 긍정성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단순한 개인적 깨달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아주 간략히 언급한적 있는 주인공의 삶을 공감함으로써 나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남을 이해하고 보편적 감정을 느낌으로 공동체 의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했던 것이 그리스 비극이라 할 수 있다.
5. 마치며
그리스 비극은 슬픔과 연민이라는 감정만을 표현한 1차원적인 작품이 아니다. 비극의 원작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신화에서도 고대 그리스인의 사상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미루어 보면, 신화에서 더 성장한 작품인 비극에선 사상뿐만 아니라 또 다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비극은 신화와 달리 작가의 사상이 반영되기도 하였다. 때문에 그리스 비극에는 신화를 모티브로 해서 나타나는 보편성과 작가의 개성이 녹아있는 독창성을 모두 보여준다.
한편, 비극의 두드러진 특징이 되는 것이 바로 작품을 통한 카타르시스이다. 다양한 극적 요소와 전개방식을 통해 비극의 슬픔과 연민을 강조하는데, 이 슬픔과 연민은 이 비극 작품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주인공의 삶을 함께 따라가며, 주인공과 같은 고통을 공유하는 공동체적 소속감을 주어주기도 한다. 따라서 그리스 비극은 간접적 경험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공유함으로써 공동체적 사회로 성장하는 역할을 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 참고문헌 및 출처
『그리스 비극1』, 현암사, 조현우, 1994
『그리스 희곡의 이해』. 현암사, 이근삼 외 4명, 2007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한길사, 김상봉, 2003
『소포클레스 비극』, 단국대학교출판부, 천병희, 1998
http://pinepark.blog.me/60193733414
http://blog.daum.net/nonoleta/4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