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한다. 그는 어릴적 아무도 관심갖지 않았던 별들을 궁금해했고, 커서는 어류학자가 되어 수많은 어류를 분류해서 이름을 붙이며 큰 명성을 얻는다. 어류를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는 일은 그에게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의 일이다. 불굴의 의지로 오지의 어류를 찾아내서 샘플을 모으는 그의 모습과 열정적인 에너지는 그런 삶에 익숙하지 않은 저자에게 큰 감명을 준다. 하지만 그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면 갈수록 자신의 과학적 업적과 자기만의 철학에 매몰되어 오만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자기 기만에 빠져 범죄에 가까운 엄청난 일들을 하게 되고 \'나\'는 이를 발견하게 되면서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나\'는 우주나 질서, 과학의 관점에서 한 사람의 삶이나 존재 가치는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나라는 존재는 누군가에게 웃음의 원천, 한 사람이 가장 어두운 세월에서 살아남게 해주는 근원이라는 중요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세상의 혼돈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고 혼돈 속에서 사람들은 함께 살아가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은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시사점을 제시한다.
작가는 자신의 롤모델로 삼으려고 했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평생을 바쳐 분류했던 어류라는 분류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들, 그리고 노력해왔던 것들을 부정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 사실을 점차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결국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통해서가 아닌 자신이 스스로를 일으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그냥 전기인가 싶다가 자신의 경험과 섞어서 얘기하는 자서전인지 전기인지 구분이 안 되는 독특한 책이네 싶다가 결국 마지막에 몰아치는 충격적인 반전에 긴 여운을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많은 정보 속에서 자기만의 지식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지식이 진실이라 믿는다. 지금 현 세계는 산업혁명 이전에 시대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고 있으며, 어떠한 정보는 하루아침에 잘못된 정보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지식을 만들어가는 우리는 이 지식을 진실로 착각하고 집착하는 경우가 생긴다. 모든 세계를 내가 만든 지식의 범주에 가두어 놓고 보는 것이다. 이 책에서 얘기하듯이 실제로 분류체계상 어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다다르면 우리는 잠시 혼돈의 상태 속에 머물지만 곧 그 의미가 무엇이지, 우리가 직관으로 범하는 오류들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참고 자료]********************************
도서명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저 자 : 룰루 밀러
출판사 : 곰출판
출판일 : 2021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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