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한 정치적 모멘텀을 가지고 접근할 때 지역협력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네트워크의 확산은 해결방식의 확대로 볼 수 있고, 이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의제와 제도의 접점을 찾아나갈 때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동북아에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의제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토대한 이슈 영역이기보다 기존의 상호연계성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이슈여야 한다.
4) 국제환경 변수의 고려
동북아에서 지역협력의 추진은 역외국, 특히 미국의 동북아 정책이라는 변수와 관련성이 깊다. 동북아에 있어 미국은 정치적·경제적으로 깊이 관여되어 있으며, 자국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일정 정도 역내에 투사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역외국의
입장에 대한 고려와 조율은 ‘거부권 행사의 방지와 이해관계의 공유’라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동북아 지역협력에서 미국을 포함한 국제환경 변수는 정치공학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범위와 방식을 설정하는 데 긴요하며, 이 과
정에서 미국의 개입이 어떠한 포지티브섬 게임을 창출하는가의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미·중의 갈등과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국제환경 변수의 고려는 매우 중요하다.
Ⅲ. 결론
동북아 3국 간에는 경제협력과 활발한 문화적 교류를 통해 상호의존의 증진에도 불구하고 3국 간에는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이 미비한 아시아 패러독스(Asian Paradox) 현상이 존재한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NAPCI)을 비롯한 일련의 시도가 이러한 아시아 패러독스를 극복하기 위한 기제로 도입되었지만, 동북아시아 차원의 본격적인 지역협력 모멘텀은 미약했고, 지역협력의 제안은 종종 개별국가 안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적 안정성과 일관성 역시 지역협력의 추진에 중요한 조건이 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정권 차원의 안정성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추진 주체의 지속적인 참여와 정치적 공간 마련에 토대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지역협력은 그 규모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여전히 한중일 간에는 본격적인 지역협력 논의가 충분한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나,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가, 위기 상황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 다양한 형태의 연성 안보 이슈의 등장은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지역에 더욱 본격적인 협력 기제의 유용성을 증대하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협력 기제는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일련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러한 지역협력의 시도에 대한 체감도는 높지 않고, 충분한 정치적·대중적 관심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이슈 차원에서의 효용성은 인정되지만, 상당수의 정부 간 협력 기제는 형식적인 협의기구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참여국의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동북아시아 한·중·일 3국 간 지역협력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서는 제도화와 협력 전략에 대한 일련의 재고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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