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자유주의가 민주주의에 미친 영향을 너무 추상적으로 그린 것이 아쉽다.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제도적으로 미쳤을 것이다. 즉 자연주의적 제도가 먼저 수용되고 난 뒤에 수많은 세월이 흐르는 사이 우리도 모르게 (언어에 의하여) 자연주의적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까? 또 자연주의가 정확히 정치에서 어떤 분야에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 주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세번째로 자유주의의 기본이 되는 모든 사람이 선하다는 가정이다. 물론 공자와 같이 '이순(耳順)'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도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 과연 모든 사람이 선하다는 것이 가능할 지 의심스럽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한 규칙 등을 제정하다 보면 결국은 견고한 민주주의로 흐르는 것이 아닌가?
네번째로 경제적 문제가 누락된 것이 아쉽다. 위의 이야기들은 먹을 것, 입을 것 등 생활에 필요한 것이 풍족한 상태에서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에 먹고살기 힘든 경우에는 자신의 자유를 팔아서라도 먹을 것을 구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아테네에서는 참가하는 사람을 제한하였다고 하지만 그것이 과연 민주주의적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