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운명을 복합시키면서 명시성
) 명시성: 눈에 가장 잘 보이게 하는 속성.
보다는 상징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또한 금기타파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금기를 공공연하게 부각시킴으로써 금기적 체제에서조차 자유롭고자 하는 예술 정신의 관점으로 작용하는 성향이 강하다.
혹자는 근친상간 모티프가 도덕적 혼란을 미화시킨다고 하지만 이야기의 심미적 구조화의 여부에 따라서는 인간의 비극적 운명이나 근원적인 심리, 문화의 원형 등에 대한 탐색을 효과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도덕성과 예술성을 함께 고양시키는 이점을 가질 수 있다.
「배따라기」에는 인간의 원초적 애욕이 불러일으키는 파괴적 결과가 솔직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근친상간이라는 비도덕적 모티프가 등장하고 감정적 충동에 지배당하는 인간형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자연주의
) 자연주의 소설이 형성된 배경으로는 흔히 세 가지의 사실이 거론된다.
첫째, 19세기 리얼리즘 소설이 지녔던 현실 묘사의 정신이 자연주의 소설에 와서는 더욱 구체화되고 심화되었다. 둘째, 모든 생물의 발생과 변화를 과학적 체계 안에서 설명하려고 한 다윈의 진화론적 인식 방법이 인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해부하고자 하는 자연주의적 성찰의 근간이 되었다. 셋째, 콩트를 비롯한 실증주의 철학자들의 결정론적 인간관, 즉 인간은 자신의 의식과 행동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조건들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는 생각은 인간을 환경의 피조물로서 제시하려는 자연주의 소설의 동기를 이룬다.
문학사에서 최초의 자연주의 소설은 일반적으로 콩쿠르 형제의 '제르미니 라세르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주의 소설은 과학적 객관성을 그 특성으로 해부적 기법과 세밀한 묘사를 보여주며 실험성이 강한 작품을 주로 산출하는데, 에밀 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적 특질을 지닌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마. 인물
여기에서는 작중인물을 하나의 화소로 간주하고 이들 상호간의 관계를 탐구하기로 하는데
이는 플롯과의 관련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 인물인가' 에 핵심을 두는 것이다.
1. 나(서술자)
작중화자로 서술자이면서 관찰자의 입장이다. 처음에는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우연히 '그'를 만나면서 '그'가 부르는 배따라기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또 '나'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유미주의(唯美主義)자
) 탐미주의(耽美主義)라고도 한다. .미의 창조를 예술의 유일지상(唯一至上)의 목적으로 삼는 예술 사조로 넓은 의미에서의 유미주의는 미적 향수(享受) 및 미적 형성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인생관 ·세계관(世界觀)을 가리키며, 에피쿠로스의 이름과 함께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근대에 와서 셸링이나 니체에 의해 재확인되었다. 따라서 예술 사조로서의 유미주의는 예술지상주의의 한 지류로서 19세기 후반에 대두되었다.
로 볼 수 있는데, 앞부분에 나오는 진시황의 업적을 예찬하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진시황은 많은 희생으로 만리장성이라는 걸작을 남겼다. 그를 예찬한다는 것은 미(美)의 창조를 위한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광화사', '광염 소나타' 등에 나타나는 김동인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나'와 '그'가 낙원세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동일성과 일관성을 가지게 되며, 서술자의 입장에서 '그'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사실성과 신비성은 한 층 더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2. 그 (형)
이야기의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아우와 함께 영유근처의 대표적인 사람이었으나 젊고 아리 따운 아내에 대한 의심 때문에 자신의 삶을 망친 '한(恨)'을 품은 채 자신을 등진 동생을 찾아다닌다. '나'의 서술에 의하면 '그는 얼굴, 코, 입, 몸집, 눈이 모두 네모지고, 이마의 굵은 주름과 시커먼 눈썹은 많은 고생과 순진함을 보여'
) p. 15.
주는 인물이다.
'그'는 도덕이나 윤리, 이성의 규제를 의식하기보다는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는 아내와 아우가 의심할 만한 행동을 보였을 당시 감정적인 분노를 터뜨리게 되는데, 그것은 그의 오해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쥐잡이 소동의 오해는 아내의 죽음과 동생의 유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그'의 행복한 일상은 순식간에 파멸되고, '그'는 한(恨)과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 끝없이 방황한다.
3. 아내
연연하고 예쁘게 생겨 대단히 쾌활한 성질에 아무에게나 말 잘하고 애교를 잘 부린다. 이에 남편의 오해를 받고, 특별히 시 아우의 일로 '그'에게 폭력을 행사 당하곤 한다. 쥐잡이 소동의 희생자로 결국은 바다에 투신해 자살하고 만다. 자살로 말미암아 그동안의 낙원은 붕괴되고 셋('그', 아내, 아우)의 운명론적인 삶의 출발점이 된다.
아내의 자살은 도발적인 것으로, 플롯 전개에 있어 다소 어색함을 주는 아쉬움이 있다. 순간적 충동에 의한 우연한 죽음은 『전제자』의 순애,『눈을 겨우 뜰 때』의 금주의 죽음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약자의 측면에서 현실적 삶에 대한 실패와 극복 방법으로서 죽음을 택하며. 이는 김동인의 '강한 자에 대한 지향의식'의 반영이라 하겠다.
) 김봉진, 「김동인 소설의 특징」, 『한국현대문학과 시대정신』(국학자료원, 2000).
4. 아우
배따라기를 잘 부르는 호남형의 어부로, 쥐잡이 소동으로 형의 오해를 삼으로서 형수의 죽음을 기화로, 집을 나가 떠도는 삶을 살고 있다. 집을 떠나는 것은 위의 자살과 함께 낙원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며, '그'를 바다로 불러 세우고, 끝없이 유랑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참고 문헌
1. 자료
김동인, 배따라기, 한국대표단편문학선Ⅰ, 성림출판사, 1992.
2. 논저
김봉진. "김동인 소설의 특징" 국학자료원, 2000.
문학사회 비평학회. 김동인 문학의 재조명. 새미, 2001.
상허학회. 새로 쓰는 한국작가론. 백년글사랑, 2002.
3. 기타
두산 백과사전 http://www.naver.com
매질(욕설) 매질(욕설)
아내의 아우에 대한 관심 유랑
낙원 ← →바다 동생의 출가
동생을 만남
쥐 잡이 사건 아내의 자살 낙원붕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