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북대화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킬 것이고, 대화를 통한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은 한 체제의 갑작스러운 붕괴에서 오는 러시아 국가안보와 지역안보에 부정적인 요인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 뿐만 아니라 난민문제나 주변 강대국들 간의 세력경쟁을 초래함으로써 러시아 극동지역의 안정에 영향을 미침.
들을 방지해 줄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남북대화와 평화통일을 지지할 것이다. 또한 러시아는 향후 탄생할 통일한국이 자국에 우호적인 국가가 되어야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러시아는 이러한 통일과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러시아는 6월 12-14일 평양에서 개최될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있다.
2. 다자안보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러시아는 남북대화나 한반도 통일 등 정치,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남·북한 당사자 해결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과 같은 군사, 안보문제는 그것이 한반도 문제만이 아닌 동북아 지역의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러시아를 포함한 역내 관련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국제회의'
아·태지역에서의 다자간 회담에 대한 러시아의 제의는 과거 브레즈네프가 아시아집단 안전보장체제를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후 고르바초프가 포괄적 국제안보체제, 태평양의 헬싱키 체제, 전아시아포럼 등을 제안하였고, 옐친은 동북아 지역에서의 분쟁 예방 및 전략연구센터 창설을 포함하는 다자간 메카니즘의 창설을 주장하였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8자회담, 6자회담 등을 제안했다. 주 승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러시아의 역할," 곽 태환 외, 『한반도 평화체제의 모색』(서울: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1997), pp. 289-290.
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1996년 4월 한·미 양국대통령이 한반도의 불안정을 극복하면서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4자회담을 제안하자, 러시아는 자국이 제외된 것에 대한 불만과 함께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관련국들의 참여를 주장하면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고 재남, 러시아·북한관계의 현황과 전망 -한반도 관련 이슈를 중심으로-, 주요국제문제분석 (외교안보연구원, 2000년 1월 17일), p.8 참조.
.
러시아가 다자회담을 계속해서 주장하는 이유는 그 동안 소외된 한반도문제의 해결과정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회복하고, 나아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보체제의 수립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지역의 주요행위자로 인정받기를 원하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미국중심의 패권체제를 반대하고 다극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푸틴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다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해결과정과 동북아 지역질서 재편과정에 자신이 참여하여 주요행위자의 역할을 하고자 할 것이다.
3. 남·북한 균형외교를 통한 영향력 회복
금년 2월 러시아는 북한과의 '북·러 우호·선린·협력조약' 체결을 통해 정상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던 양국간의 정치, 군사, 경제 등 다방면에서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면서 양국관계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양국간의 관계발전이 구소련시절의 동맹관계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러시아가 양국간에 여러 가지의 제약요인들, 즉 이념적 연대감의 부재, 정치-경제체제의 상이성, 양국 국내경제적 어려움 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관계증진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는 한반도지역에서 영향력을 회복하고자는데 있다.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 과정에 참여하고, 남·북한 문제에 대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할 것이며,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로 인한 한반도의 불안정을 예방함으로써 극동지역과 동북아지역의 안정을 추구하고자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러-북 양자간, 또는 한국을 포함한 3자간 경제협력을 추진하고자 할 것이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압력이 행사될 때는 이를 견제하고자 할 것이다.
4. 경제협력
그동안 러시아는 한국을 동북아 지역에서의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고, 한국과의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통해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의 경제개발과 국내경제의 활성화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이 지역은 하부구조의 미비와 경제관련 법제도의 미완비, 그리고 불안정한 정치-경제적 상황 등 열악한 투자환경으로 인해 지역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이 답보상태에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발한 푸틴정부는 외국 투자자본을 유입하기 위해 열악한 투자환경을 개선하고자 하고 있으며, 이러한 투자환경의 개선은 한국과의 경제협력관계 개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늘날 양국간에는 나호드카 한국기업 공단과 야쿠치아와 이르쿠츠크 천연자원 개발 등의 대규모 경제협력 사업이 진행 중에 있고, 에너지, 자원, 과학기술, 항공우주산업, 수산, 환경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이 진행중인데, 아직까지는 초보단계에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투자환경의 개선은 이러한 양국간의 경제협력관계를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한국의 자본과 산업기술,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한 3각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구소련시기 북한지역에 약 70개의 공장과 발전소를 건설했기 때문에 이러한 시설들과 사회간접자본(운송이나 통신망 등)의 현대화에 협력할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한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경제협력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과 같이 러시아는 극동과 시베리아 지역의 개발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경제협력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과 러시아의 투자환경 조성의 승패에 따라 양자간 또는 다자간 경제협력의 발전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IV. 한국 정부의 대응방안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푸틴 정부의 대한반도 외교정책을 전망해 보았다.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방안을 보면 다음과 같다.
- 한반도 통일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 계유지
-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경제협력
- 상호 신뢰감 회복
- 한국의 이미지 개선과 양국민간 상호 이해 증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