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파급효과나 시행과정에서 예상되는 기술적 문제점등에 대한 충분한 예비연구, 여론 분석 등이 선행된 후에 개혁을 하기보다는 일단 개혁을 하고 난 후 나타나는 문제점들에 대한 점차적 보완조치를 취해온 것이 대부분이었다. 현행 입시제도의 도입과정은 이런 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 연구, 여론 청취, 새로운 시험제도의 실효성 확인을 위한 예비 적용 등의 과정을 거쳤다.
이와 같은 대학입시 제도의 변천 과정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하기야 입시 제도라고 해서 한번 정해진 것이 잘 되었거나 잘못 되었거나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오랫동안 변함없이 지속되어야만 한다는 원칙은 물론 없다. 그러나 지난 마흔해 동안에 걸친 대학 입시 제도의 변화는 근본적으로 좋지 못한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좋지 못한 특징들이란 변천 과정에서 꾸준히 이어져 온 철학이나 원리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따라서 달라지는 내용들이 거개가 대증 요법과 임기 응변의 것이었다는 점, 그리고 입시 제도를 비롯한 교육 정책과 행정의 문제를 전문가가 아닌 관료 집단이 주도권을 갖고 마음대로 요리해 왔다는 점 들이다.
그런데 이 모든 특징들은 다만 대학 입시 제도 한 가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사리 고쳐질 수 없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입시 제도의 변천이 일관된 철학이나 원리를 갖고 있지 않음은 곧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이나 지향하고자 하는 이념이 분명치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글이나 말로는 민주 국가의 실현이니 홍익 인간의 이념이니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교육을 지배하는 정신이 무엇이냐를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 받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동기와 가르치는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신념과 교육 정책을 세우고 제도를 운영하는 정부나 행정 관료들의 교육을 보는 눈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느 집단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가, 누구 손에 칼자루가 쥐어져 있는가에 따라서 교육의 방향이 이리저리 변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처지에서 생각해 본다면 입시 제도의 변천 과정과 더불어 줄곧 강화되어 온 일관된 철학이나 원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목적 제일주의의 무자비한 경쟁의 철학이고 비인간적인 집단 획일주의의 원리였다. 이렇게 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가 오늘날의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으니 마침내는 목적 제일주의와 획일주의가 우리 사회의 철학이랄 수도 있겠다.
입시 제도를 어떻게 보완하거나 개선할 것인가가 가장 문제는 아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학 교육이 몇몇 특수한 사람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이제는 모든 국민의 보편적인 관심사가 되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일이다. 대학과 국민과 정부가 똑같은 처지에 서서 함께 결정하고 책임도 나누어 질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을 모아야만 할 것이다.
Ⅴ. 발표를 준비하면서... *
소감1
대학입시제도, 치열한 입시경쟁으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 교육제도가 싫어서 나라를 떠나는 이민자들과 자녀 유학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너지는 공교육... 입시를 위한 교육을 만든 우리의 교육제도는 수많은 사회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 언젠가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흥미에 따라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쉽고 압박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교육제도가 수립되는 날을 그려보지만 교육부의 말만 앞세운 미봉책들은 오히려 더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실 속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으면서도 교육개혁에 참여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참교육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교육개혁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부에 올바른 교육정책을 촉구한다면 참교육개혁이 좀 더 빨리 이루어 질 것 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감 2.
"실패는 실패의 어머니..."
자꾸만 변화되어가는 대학입시제도를 두고하는 말이다...
입시지옥이라 할 만큼 그 관문을 통과하는 일은 지긋지긋한 일이다. 게다가 줏대없이 흔들리는 변덕스러움에 고통받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인기영합주의에 따라 변해가는 입시제도에 대해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대학입시정책의 요소들은 다면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이것’만 바꾸면 될 것이라는 단순한 접근으로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벽에 금이 갔을 때, 그것을 가릴려고 메우는 식의 문제 해결은 더 이상 곤란하다. 미봉책이 아니라 입시를 장기적으로 바라보면서, 대학의 자율성에 기대를 걸어봄이 어떨지 생각해 본다.
소감 3.
공교육이 성공한 여러 나라들을 보면 그 뒤에는 흔들리지 않는 교육정책이 뒷받침되어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정권이 바뀌는 시기로도 모자라, 일년이 멀다하고 바뀌는 교육부장관의 입에서 나오는 한 마디 말에 따라 한 나라의 미래를 좌우하는 교육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그들의 정책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정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이미 시행중인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에 걸친 조사가 필요한 것을 우리는 너무 서둘러 단점을 보완하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그 이후에 발생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간과한 것이 사실이다. 세계 많은 나라들 중, 유독 학구열이 높은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은 얼마가지 않아 바뀌는 교육정책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며 지금까지 온 것이 사실이며, 지금 우리는 학교 붕괴라는 큰 문제점에 봉착해 있다. 입시를 위한 교육이 아닌 교육을 위한 입시가 되어야 하는 것을 우리는 오래 전에 잊고 있는 것이다. 각 정책의 정당성이 채 입증되기도 전에 새로운 정책을 자신들의 능력인양, 바꾸려는 오래된 관습이 사라지지 않는 한, 입시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손실은 나날이 늘어갈 것이다.
참고문헌 ------------------------------------------------------
1. 노종희 외 지음, 교육제도론, 하우기획출판, 1996.
2. 최희선 지음, 교육제도론, 배영사,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