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문학측면에서 살펴보았고, 가장먼저 일본의 성급한 근대화 과정에 대한 위험성을 꿰뚫어 보았던 소세키의 통찰력과 독창적인 사상을 고찰해 보았다. 또 작품이 쓰여진 시기가 러일전쟁이 끝난 무렵으로, 전쟁승리의 자부심과 함께 서양과 동등하다는 의식이 팽배해져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는 믿음 하에 더욱 급속한 근대화를 추진했던 시기임을 주목해 볼 때 메이지유신 이후의 근대화 과정과 급행에 따른 모순과 문제점등의 시대배경을 알아보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판단하여 자세히 살펴보았고. 아울러 소세키의 모든 작품에 나타난 근대문명 비판의식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시대상황과 관련하여 살펴보았다.
먼저 작품에 나타나 있는 일본 근대화의 문제점은 그것이 일본 내부의 필요성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서구 열강들의 식민지화에 대한 위기감, 서구 제국과 대등해지고 싶다는 바람 등의 외압과 외적 자극에 의해 위로부터 강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과,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낸 서양의 근대화에서도 나타난 근대문명 자체의 모순이 서양 따라잡기 식의 무분별하고 성급한 일본의 근대화에는 더욱 확대되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외부와 위로부터 강제된 근대화, 근대문명의 어두운 면을 간과하고 무분별하게 서두른 근대화는 부국강병이라는 미명의 양지와 동시에 민중에게는 굴절과 우울이라는 음지를 만들었다. 특히 문화를 생산하고 시대를 이끌어 가는 지식인 계층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소세키는 작품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드러내고자 했다. 작품 속의 「나」는 이러한 근대화의 물결 속에 놓여진 메이지 시대 지식인들의 고뇌를 대변하고, 뱃사공, 울고있는 여자, 화려한 옷을 입고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남녀를 통해 일반 민중들과 귀족(부자)계층이 근대라는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호흡해갔는지를 각각 나타내고 있다.
또 죽음을 선택했지만 곧 후회하는 주인공의 깨달음을 통해 지식인들의 고뇌와 혼란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과, 그들의 고뇌 속에서 언젠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소세키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시대를 이끌어 가는 지식인답게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사상에 입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소세키는 自己本位사상을 주창하며 분별없이 서양의 뒤만 따르지 말고 서양이란 문명을 철저하게 상대화해서 일본인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문명적인 가치와 서양적인 가치를 대극화하여 自己本位에 입각한 일본적인 문명개화를 역설한다. 이것이 소세키의 문명비평의 핵심이었다. 自己本位란 결국 주체 찾기이다. 일본인으로서 자기정체성을 먼저 찾은 다음에 주체성을 회복하자고 설득력 있게 호소했다. 이것은 맹목적으로 서양을 따른 결과 근대화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서양에 대한 정신적 예속을 감내해야 했던 일본인에게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보여준 것이었다. 이점이 진정 나쓰메 소세키가 위대한 작가이자 사상가인 이유이다.
< 참고 문헌>
* 텍스트- 김정숙(옮김)｛나쓰메 소세키 단편선집｝(삼신각, 1996年)
* 權赫建 編輯｛나쓰메 소세키 文學硏究 ｝(제이앤씨, 2001年)
* 權赫建 ｛일본근대소설연구-나쓰메 소세키를 중심으로-｝(學士院 , 1996年)
* 三好行雄｛일본문학의 근대와 반근대｝(소명출판, 2002年)
* 박유하 역,｛꿈 열흘 밤, 마음: 작품해설-존재의 불안의 형상화 中｝(웅진닷컴, 1995年)
* 한양대 윤상인 교수의 「일본문학의 흐름」강의록 참조
* 近代 日本小說의 主題와 漱石
* 現代日本의 開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