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미친 영향
15세기 후반 이탈리아의 도시국가체제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 계기는 1494년 프랑스의 침입으로 시작된 이탈리아전쟁이었는데 이는 백년 전쟁의 위기를 수습하고 중앙집권화를 이룬 프랑스와, 신대륙 발견 이후 번영을 거듭하던 에스파냐가 벌인 각축전이었다. 분열되어있던 이탈리아는 알프스 이북의 통합된 국민국가들의 투쟁무대가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는 쇠퇴의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북서 유럽의 르네상스를 자극하였다. 국가체제의 수립 및 자본주의의 발전을 시도했던 유럽 각국은 이탈리아 도시국가에서 실시되던 세력 균형의 외교정책과 전쟁술을 채택했다.
그러나 본질적으소 세속적이었던 이탈리아의 인문주의에 비해 북서 유럽의 인문주의는 그리스도교적인 성격이 강했다. 이는 프로테스탄트국가들의 종교개혁이 문학적 산출을 자극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이러한 차이점은 쾌락주의적, 탐미주의적 이탈리아인들보다 진자하고 실용적이었던 북서 유럽인들의 기질 차이로도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북서 유럽의 인문주의는 종교 및 사회에 대한 진지한 비판의 차원으로까지 발전하였다.
또한 북서 유럽 각국의 르네상스는 각기 상이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왕권이 교회세력을 장악했던 프랑스의 인문주의는 라블레에게서 보이는 바대로 난잡할 정도로 세속적인 양태를 띠었으며, 몽테뉴와 같이 지극히 회의주의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독립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상업적 진출이 활발했던 네덜란드 등의 저지대 지방에서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나타났다. 반면 신성로마제국의 명목상의 지배 속에서 분열되어, 교황의 세속적 개입이 심각했던 독일에서의 르네상스는 강한 종교적 색채를 띠었으며, 곧바로 종교개혁에 휘말림으로써 단명하게 끝났다. 전반적으로 북서 유럽 르네상스의 성격은 그리스도교 인문주의라는 개념으로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고전 연구의 비판적 방법을 성경의 해석 및 번역 등에 적용하면서 확산된 그리스도교적인 인문주의는 종교비판을 넘어서 사회비판의 성격까지 띠었다. 그리스도교 인문주의는 한편으로는 16세기초의 급격한 사회변화로 말미암은 일반인들의 정신적 불안정을 반영했을 뿐 아니라, 자신감의 증대해 가던 속인들의 종교적, 경제적 요구를 반영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교 인문주의자들은 중세 후기의 종교제도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리스도교 인문주의자들은 예수가 완벽한 모범을 보인 바대로의 사랑, 평화, 단순성, 등 그리스도교의 근본윤리에 충실한 보다 자유롭고 관대한 종교적 태도를 상기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유럽은 종교개혁과 함께 프로테스탄트 세력과 가톨릭 세력으로 양분되었고 그리스도교 인문주의자들은 양측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16세기에 들어 인문주의의 비판과 관용의 정신은 이처럼 종교적 열정과 독단에 밀려나고 말았다.
서양사강의 p183~184
르네상스 시대에도 기존 교회 중심의 사상에서 저항하는 모습을 띄었지만 그것은 적극적인 양상은 아니었다. 르네상스의 정신은 비록 이탈리아의 몰락과 함께 위기를 맞았지만, 그 영향은 알프스 이북의 유럽 국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르네상스의 정신의 기반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문주의는 그리스도교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던 유럽 각국에 전해져 종교적인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낳았다. 결국 로마시대부터 공인받은 이래로 고전 문화의 소산이라고 볼 수 있는 그리스도교는 중세 시대의 이르러 초기의 모습보다 다소 변질되었으며, 고전 문화의 부활격인 르네상스의 인문주의로부터 비판받는 신세가 되어 고전이 고전으로부터 비판받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된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Ⅲ. 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르네상스는 애시 당초 그리스, 로마 고전 문화가 꽃피웠던 지리적 특성에서 발생 요인을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도시 국가 성립에 따른 정치적 형태로 인해 활발히 발생하였다. 이탈리아인들에게 현실은 흥미로움 그 자체 였으므로 종교적인 엄숙과 절제는 불필요한 덕목이었다. 더구나 자신들의 발밑에서 나오는 로마 유물들과 그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전 문학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펼칠 수 있는 대안이었다. 여기에 정치적으로는 막대한 부를 축적한 전제 군주들의 문화적 기호 충족과 후원을 등에 엎고 예술가, 학자들은 활발한 고전고대 문화의 부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런 르네상스의 정신적 기반은 '인문주의'라는 인문학적 사상을 배경으로 신으로 부터의 탈출과 자유, 세계나 자연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관찰, 기존 사회, 관념, 종교에 대한 비판정신으로 이어져 이탈리아를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로서 확고부동한 입지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이탈리아인들은 고전고대문화의 단순한 모방이 아닌 위의 정신적 기반 아래서 활발한 발전과 창조를 거듭하였다. 외양상 고대 문화와 차이가 있다고 해도 사상적인 배경인 인문주의란 점에서 같은 선상에서 평가 받을 수 있다.
또한 르네상스는 북부의 유럽국가로 전해져서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의 촉매가 되었다. 궁극적으로 르네상스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평가하자면 르네상스는 중세시대에서 근대시대로 가는 중간에서 충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사회 제반에 걸친 르네상스로 인해 인류는 근대사회로의 이행이라는 갚진 선물을 받았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발판을 마련한 문화적 배경이 중세가 아닌 더욱 전대(前代)인 그리스, 로마시대의 문화였다는 점이다. 다른 한 편으론 현대의 정치나 문화도 고대문화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아닐까할 정도로 고대의 문명은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울러 우리 현대인들은 후대에 자랑스레 물려줄, 그리고 후대 문화에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도 조심스레 가져본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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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양사 강의, 배영수, 한울
3. 서양 근대사, R.R 파머, J 콜튼 공저, 삼지원
4. 서양중세사연구, B 타이어니 엮음, R W 서던, 탐구당
5. 서양문명의 역사Ⅱ, E M 번즈, R 러너, S 미첨,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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