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역사적 후퇴’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적 역량을 결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남북경협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통일 경제적 혹은 지역경제협력 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므로 남북관계의 제도화와 통일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대북 지원 목표가 남북 관계 개선과 북측의 개혁개방 지원을 통한 북한의 실질적 변화 유도에 있는 만큼, 투명성과 국민적 합의, 엄격한 상호주의 등의 정경연계 원칙의 적용도 때로는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경연계와 정경분리는 애매모호하며, 정경연계는 물론 엄격한 정경분리의 적용은 심하게 표현하면 “기업이 죽든 말든 정부는 팔짱끼고 뒷전에 서있겠다" 혹은 ”민간 기업이 알라서 해라“는 식의 방관자적 자세로 비춰질 수 있다. 정부의 기능에는 민간의 경협 활동 지원이란 공적 역할이 존재한다. 또한 정경분리 원칙이란 민간의 경협 사업에 대한 방관자적 입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 속에 정치군사적 요인이 민간의 경협 사업 추진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분리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더욱이 6.15정상회담의 모멘텀이 되었던 베를린 선언의 이행은 물론, 민간의 경협 활동 지원이란 정부의 공적 역할 수행과 동북아 물류중심 구상 실현 차원에서 북한의 SOC 시설 확충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망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개성 및 금강산 특구는 경협을 통한 평화조성 공간이요, 상이한 두 체제를 잇는 매개체이자 체제 충격을 완화해줄 수 있는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한간의 생산요소 결합을 통한 기능적실질적 경제통합을 촉진시킬 수 있는 시범적 공간이므로, 이의 성공에 정책적 지원을 다해야 할 것이다.
셋째, 남북경협 사업은 민간 주도가 바람직하며 사업의 특성상 정부 지원이 필요할 경우에는 민관 합동의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하되 민간은 사업 운영과 협상을, 정부는 제도화와 인프라 구축 부문을 중심으로 역할 분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부 주도 및 공기업 형태로의 전환에는 ① 국민 세금의 대북 직접 지원이란 비난과 함께 ② 엄정한 국정 감사와 공기업의 다단계 의사 결정 구조 등으로 정책 결정과 사업 운영상에 있어서 적극성과 신축성이 약화될 수 있으며 ③ 대북 사업이 남북간의 정치군사적 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④ 현대아산과 북측 파트너와 체결한 기존의 계약을 다시 체결해야 함으로써 북측의 더 많은 요구가 우려되는 점 등으로 바람직하지 못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민간 기업의 공기업으로의 전환이란 대안 마련은 그 효율성 측면에서도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넷째, 정책 결정의 투명성 제고와 절차의 민주성 확보로 초당적 협력을 유도하며,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다양한 홍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남북문제는 어느 한 정권정당만의 현안이 아닌 민족적초당적 과제이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야당을 국익과 민족의 평화 번영을 위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야당에게 충분한 설명과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며, 이를 일방적비공개적으로 결정추진해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정치군사적으로 민감하거나 북측과 협의가 진행중인 특수 사안 등은 공론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겠지만, ‘비공개’를 전제로 해당 부처와 해당 분과 소속의 일부 여야 국회의원들이 사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다. 예컨대, 가칭 ‘남북관계발전위원회’와 같은 특별소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음) 경협에 대한 남한 내부의 인식 제고를 위해 남북경협의 정치군사적 의미와 중요성, 특히 한국경제의 신용 제고와 평화 관리 비용 측면에서의 기여 등을 공론화하고, 홍보 방법의 소프트화디지털화(방송 매체 활용과 유명 연예인을 홍보 대사 임명 등)가 필요하다.
끝으로, 북측의 변화 촉구와 함께, 이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 개발과 이를 위한 북한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남북경협 부진 원인은 북측에 있는 만큼 이들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는 남측의 국민적 공감대 형성 유도에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반세기 이상의 분단과 상이한 체제 운영으로 북측의 이질적경직적 사고를 단기간 내에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보다 많은 접촉과 교류, 대화를 통해 상호 이질감을 해소하고 신뢰를 형성해나가는 한편,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남측의 뜻이 북측에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남갈등 해소와 북한 설득을 위한 논리 개발을 위해 북한 전문가 및 대북 협상 전문가를 양성우대 조치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