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여자 골프 강국이다. 이에 대해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LPGA 4관왕이라는 박세리의 업적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는 많은 골프 선수들을 배출해왔고, 이제 남자 선수들도 서서히 세계무대로 진출하고 있다. 사실 이런 일은 당시 우리나라의 좁은 땅덩어리나 골프에 대해 사람들이 그다지 인식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특출난 몇몇 선수들의 기량으로 이루어진 일이다. 98년을 회고해보면, 당시 우리국민에게 박세리 선수는 미국인이 느끼는 타이거우즈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고 생각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민들에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세리 선수의 의미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선 사람들의 머리 속에 정치인이나 갑부들이 아닌 프로선수가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생각을 집어넣었고, 또 청소년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게 만들었으며, 다른 스포츠들과는 달리 여성이 우위를 점할 수도 있는 스포츠가 골프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이후에 국가적 차원에서의 골프의 대중화 선언이 이루어지게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골프가 대중화되었는가를 생각해보면, 바로 그렇다 라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골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엄청난 증가세를 보인 골프인구는 관련업계가 250~300만명으로 추산할 정도이고, 각종 설문 조사에서도 직장인들이 앞으로 하고 싶은 레저스포츠에는 골프가 늘 1위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시장이란 소비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 가장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골프산업의 대체적인 마케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프는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다른 스포츠와 달리 아직도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 현재 골프 산업의 실태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극복방안을 생각해보아야겠다.
우선 골프산업 자체의 성격을 생각해보자. 골프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사치재 클럽재에 속한다. 여기서 클럽재란 한 클럽에 가입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소비자가 너무 많아도 또는 너무 적어도 안되는 상품이다. 작년 12월에 들은 9시 뉴스 기사가 아직도 생각이 나는데, 90년대 초와 비교해서 골프인구는 3배로 늘었는데 골프장은 2.5배로 늘어 공급이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였다. 골프장의 공급은 매우 비탄력적일 수 밖에 없다. 관련 법규나 허가의 어려움은 차치하고라도, 하나의 골프장 건설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며 우리나라처럼 산이 많은 지형에서는 물리적으로도 쉬운일이 아니다. 이에 비해 수요 쪽은 반대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