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태어나서 성장하고 어른이 된다. 그리고 늙어서 노인이 되고 병들어 죽는다. 인간의 삶의 일련의 과정들은 사계절인 봄, 여름, 가을, 겨울과 흡사하다. 이 작품 속에서 나오는 인물들, 아버지는 겨울일 것이고 봄은 막내와 동녀일 것이고 여름과 가을은 장남을 비롯한 자식들일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제목을 봄날이라고 한 것은 봄이 가장 대립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눈을 녹이고 생명을 움트게 하는 과정은 서로 싸우는 것처럼 격렬한 과정이다. 또한 움튼 생명은 화사하게 너무나도 자극적으로 피여난다. 생명을 피우려는 그 본능적인 욕망이 봄의 속성 속에 내재되어 있고, 이러한 것들 때문에 이 작품의 제목으로서 적합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봄날 싸워서 이겨내고 움트는 생명들처럼 인간들 사이에도 싸움이 존재한다. 특히 본능적인 욕구에 있어서는 더욱 격렬한 갈등을 일으킨다. 봄날에서는 그러한 인간의 욕구가 소유욕으로부터 시작된다. 가지려는 자와 가지고 있어서 가진 것을 절대로 내놓지 않으려는 자 사이에 갈등은 부자간이라고 예외는 없다. 가지고 있는 자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하고 가지려는 자는 그것에 조급함을 느껴 가진자의 것을 빼앗으려고 덤벼든다. 이러한 충돌은 분명 파국이다. 하지만 봄은 그렇게 대립적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새로운 봄을 맞이하면서 느끼는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이 봄날 속에도 존재한다. 그것은 절대 권력을 가진자와 갖지 못한 자와의 용서와 화해이다. 이러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봄날은 갈등을 넘어서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보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