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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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란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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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 악기는 아름답다거나 악기는 강력하고 칼은 약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 반대도 아니다. 다만 이들이 세상을 지탱하는 축임을, 그런 세상을 그려내려 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소설의 외형적 줄거리는 알려진 역사대로 신라가 가야를 멸망시키는 것, 즉 칼의 승리를 그리고 있지만, 정작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칼을 넘어서는 예술, 악기가 가진 힘에 대해서다.
악기의 힘에 대해 우륵은 "소리는 울리는 동안에만 존재하는 덧없는 것이지만 칼과 달리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세상을 연다"고 말한다. 우륵은 새로운 시간을 여는 소리의 힘을 알기 때문에 소리를 지키기위해 조국을 버리는 모멸과 치욕을 감당하며 신라로 들어간다.
"덧없는 것의 힘, 덧없는 소리가 영원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했다"는 작가의 설명은, 곧바로 지금 한국에서의 문학의 운명, 바스러져감에도 여기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한 문학주의자의 의지로 바뀌어 다가온다.
이런 의지와 허무의 양면적 모습은 모진 시대를 거쳐 살아남은 소리와 허무한 인간 존재의 비교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악기를 통해 세상을 품으려했던 우륵, 무기의 힘으로 세상을 평정하려했던 이사부, 가야와 신라에 동시에 무기를 제공하며 목숨을 부지하려 했던 야로 부자 등은 비참하고 처연하게 세상을 떠난다
제목처럼 '무기'의 노래로부터 '악기'의 노래로 연창(連唱)을 선보이는 『현의 노래』는 일찍이 『칼의 노래』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문학적 자력을 뿜어낸 것처럼, 마치 쏟아지는 눈발에 령(嶺)을 넘어가는 차창 밖으로 펼쳐진 숨막히는 풍경을 연상시키는 밀도 높은 언어와 분분설과도 같은 사유로 절정에 오른 문학의 기운을 토해낸다. 김훈 언어의 새로운 경지와 그 아름다움을 여실하게 드러내는 『현의 노래』는 가야금의 예인(藝人) 우륵과 그의 시대를 그리고 있다. 김훈은 『현의 노래』에서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우륵의 생애를 역사적 상상력의 극한으로까지 밀어붙여 소설화한다. 3인칭 시점으로 가야금 줄을 튕기듯 한껏 긴장되고도 울림이 큰 언어로 음률과 생률(生律), 정치와 예술, 풍경과 욕정의 세계를 그린 이 몸 들뜨고 머리 뜨거워지는 소설에서 김훈은 실로 어느 누구도 해낼 수 없는 문체와 이야기의 곡조를 풀어놓고 있다.
김훈은 가야와 신라사에 대한 꼼꼼한 사료조사와 역사적 상상력을 보태어 왕과 장수, 대장장이와 궁녀, 관리와 범부를 불러내 AD 500년의 세간(世間)과 욕망을 그려낸다. 우륵, 니문, 아라, 비화, 이사부, 야로 등 낯선 이름을 지닌 등장인물들을 계급과 명령, 싸움과 죽음, 무기와 농기, 성교와 배설, 식사와 춤, 날씨와 소리 등 원형의 행위와 조건 속에 배치한 김훈은 자신의 문학적 특장의 극점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덧없음'과 '새로움'이 교직하는 '장엄한 허무주의'를 배음으로 하여 '눈물겨운' 인간의 조건을 노래한다.
이 맹렬한 적막의 소설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공교롭게도 '소리'이다. 이 소설에서 세계는 소리로 이루어진 듯하다. 그것은 물과 바람소리로부터, 몸에서 나는 소리, 목소리, 신음소리, 종소리, 고을의 소리, 짐승의 소리, 세월의 소리, 북소리, 곡소리, 오줌 소리, 부르는 소리, 금(琴)의 소리, 말발굽소리, 불의 소리, 별의 소리, 함성 소리, 울음소리, 노랫소리, 너의 소리, 나의 소리, 사라지는 소리, 주인 없는 소리, 먼 소리 등 온갖 소리에는 인간사의 욕정과 곡절이 맺혀 있다. 소리는 모여 있거나 흩어져 있으며, 물결을 이루거나 장애물을 찢고 나아간다. 김훈은 생사가 '소리의 고향을 찾아가는 길'이라 말하며 그 과정에서 소리가 머무는 울림판으로 쇠를 논한다. 김훈은 쇠의 흐름, 쇠의 내막, 쇠의 세상, 쇠의 혼과 소리의 자리, 소리의 길은 같다고 말한다. 이 대비항은 정치와 예술, 권력과 욕망, 제도와 풍경, 국가와 개인, 언어와 자연에 유비되는 대비항이며 이 모두를 아우르는 판단은 '덧없으면서도 새롭다'는 적극적인 생의 의지이다. 소멸해가는 육신과 기억, 그 질곡과 가엾음, 허망과 패망을 거슬러 인간에게 무엇이 기억되는가라는 질문을 반복하는 김훈은 소리와 쇠라는 원초적인 감각과 비유를 통해 삶의 의미와 세계를 해석하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그것은 아마도 혹자에게는 '순명'으로, '의지' 자체로, '지극한 소멸'로 읽힐 것이다.
몸의 유한성과 풍경의 덧없음, 상처의 운동과 예술의 곡절함 등 실존적인 사유의 흔적에 역사 소설이라는 외피를 두룬 『현의 노래』는 우리 소설문학 사상 드물게 보는 완성도 높은 예술가 소설이자, 예술 소설이라 할 것이다
장인의 솜씨로 담금질한 검(劍)의 날카로운 날을 밟는 듯한 아찔함을 안겨준 '칼'의 문체는 전편에서 번쩍거리며, 여기에 바투 당긴 줄을 튕겨 정과 동을 동시에 시간 사이로 스미게 하는 현악기(가야금)의 선율을 느끼게 하는 '현'의 문체는 작품을 읽는 내내 이명처럼 흐른다. '현'의 문체를 구사하기 위해 김훈은 직접적으로는 가야금 탄주를 묘사하면서, 느린 호흡으로 풍경과 이야기의 선을 고르다가 급격히 어조와 화제를 뒤튼다던지, 서사와 등장인물의 배치를 수시로 고르고, 순장과 전투, 악곡 연주와 대장간 등을 묘사하면서 물러섬과 나아감, 흐름과 중단 등 곡조를 느끼게끔 수사를 발휘한다.
무엇보다도 '현의 문체'는 '냉정한 수사학'을 통해 달성된다. 지극히 건조한 대사는 선문답과 연극대사를 연상시킬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생략과 간략을 구사하며 골자를 노출한다. 또한 서사에 있어 주요 등장인물의 등퇴장과 사건의 전환은 느닷없이 칼로 베듯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주요 인물들의 죽음과 주요 사건의 변환이 불현듯 발생해 지나가는 소설은 김훈의 문체가 아니라면 감당하기 힘든 장치일 것이다. 한두 단어로 된 장 제목(오줌, 쥐, 구덩이, 젖과 피, 제첩국, 몸 등)이 증명하듯이 『현의 노래』는 피와 토사물, 오줌과 성교 등 배설과 체액에 대한 묘사가 빈번하다. 그 묘사는 질박하되 상스럽지 않으며, 간절하되 혼란하지 않다. 마치 김훈이 풍경(물, 불, 나무, 바람, 꽃)을 묘사할 때와도 같이 여기서 인간의 애욕칠정은 풍경에 이르며 독자로 하여금 서글프고 아름답다는 긍정에 이르게 한다.

키워드

소설,   정리,   인물,   사건,   문체,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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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4페이지
  • 등록일2004.12.31
  • 저작시기2004.1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8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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