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로 돌아가야 옳은가 이것만은 분간하기 좀 어려웠다. 가야 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이 때 뚜우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사람들은 모두 닭과 같이 네 활개를 퍼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려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날았을까? 못 날았을까? 물론 날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자아 도피로 나는 것을 선택했지만 실제로 인간은 날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오히려 죽음으로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초월한다는 것이다.
지금 현실의 답답한 세상에서 날고 싶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