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형 발전 모델이라는 점에서 현 중국의 정체체제와도 많은 상관성을 갖고 있다. 물론 기타 시장경제 체제에서도 많은 장점을 흡수할 수 있겠지만 중국은 적어도 그들이 사회주의를 위한 전 단계로 주장하는 2050년 까지는 전체적으로 강력한 정부주도하의 개발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5-1.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문제점
중국경제는 1979년 개혁개방정책 실시 이후 연평균 9.5퍼센트에 육박하는 놀라운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도 과거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의 속박을 벗어나 시장경제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시장경제라는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체제를 실험하면서 적지 않은 난제에 봉착하고 있다.
1) 제도적 문제―이념과 현실의 갈등
중국은 과거의 계획경제 시기나 향후 시장경제체제의 수립을 막론하고 다음의 5가지 원칙을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불변의 가치목표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모든 자원을 최대한 공유화 하 는 공유제 원칙, 노동량에 따른 소득분배 원칙, 경쟁의 잔혹성을 배제하고 약자를 돕는 단결 원칙, 모든 사회구성원으로 하여금 안전감을 갖게 하는 안전 원칙, 전체이익이 국부이익에 우 선하는 원칙 등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는 많은 시장화로의 이행조치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공유제 원칙과 이익주체 간의 모순이다. 공유제 원칙은 소유권의 모호화를 불러일 으킨다. 현재 중국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적 권리나 책임의 소재 등이 애매하여 실질적 인 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둘째는 노동에 따른 분배원칙과 이윤장려 정책과의 모순이다. 이윤자극은 반드시 소득의 격 차를 초래한다. 그러나 노동에 따른 분배는 기업경영의 좋고 나쁨과 근본적인 관계가 있는 것 은 아니므로 이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셋째, 시장체제, 즉 경쟁체제를 통해 도태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이 항상 강조하고 있는 안정과 단결은 인민취업의 보장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정부가 기업의 도태를 방 관할 수 없는 근본적인 모순이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가치기준의 혼재는 시장기능의 발휘를 저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중국경 제는 체제과도기적인 각종 현상들이 전체적인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나타 나고 있는 경제적인 현상은 등소평의 ‘발전주의’ 정책에 따른 고도성장정책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후진타오에 의해 주도되는 현재 정권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는 아직 미지수 이다)
2) 현실적 문제
앞에서 언급한 일련의 문제 외에도 중국은 현실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몇 가지 심각한 문제들 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적극적 추진에 상당한 장애가 될 것이다.
첫째는 농업문제 이다. 중국의 공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으나, 중국 인구의 70퍼 센트를 점유하고 있는 농촌문제의 해결은 요원한 실정이다. 소득 면에서 보더라도 도시근로자 와의 격차가 최고 5~10배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도시로의 이농현상과 이에 따른 농촌인구의 노령화와 생산력 저하 등 농촌문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산적해 있다.
둘째는 국유기업 개혁문제이다. 최근의 정리해고를 통한 실업사태의 확산과 금융권 부실대출 의 주범인 대형 적자 국유기업의 개혁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셋째는 중앙정부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지방정부 권한의 확대 역시 문제이다. 지방세력의 강화 는 각 지방간의 맹목적인 경쟁, 중복투자, 그리고 출혈성 외자유치 등 비경제적인 현상 등을 출현시켰으며 지방경제의 배후에 있는 중앙지도급 인사들의 입김 등으로 정치적 불안이 야기 될 소지도 다분히 있다.
넷째는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는 지역간 격차의 확대도 중국의 장 기적인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중국정부의 동부 연해 지역에 대한 우선 투자 정책과 선 부론의 영향에 따른 구조적 현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부지역 대 개발을 주창하고 있으 나 그 효과는 미지수이다.
다섯째는 도시 내부에서의 소득격차 분화가 지역격차의 심화 폭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는 사 회 이원화 추세도 문제이다. 만일 이러한 양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제가 과열되고 건전한 법률제도가 정착되지 못한 상황에서 대중들이 모두 경제 활동을 통한 수익에 열을 올리게 됨으로써 각종의 경제부패가 창궐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형 부패까지 출현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민심을 유리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6. 결론
지금까지 중국 경제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적어도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에서는 이론보다는 실질을 앞세우는 형태로 경제가 운영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이론은 이미 나타난 현상들-주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적 요소들-에 대해 항상 이들을 옹호하고 뒷받침하는 이론적 제도와 장치의 역할을 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은 현재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 이미 시장경제 메커니즘이 경제를 운영하고 있고 WTO 가입으로 완전히 국제 경제체제로 편입되었다. 또 시장경제의 근원인 사유화도 헌법 조항에 의해 공식적인 보호를 받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의 시장경제가 사회주의 시장경제임에 항상 유의하여야 한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계속 그들의 ‘국정론(國情論)’을 강조하면서 시장경제적 개혁 개방과 함께 사회주의를 강조하는 4개 기본원칙(사회주의 노선의 견지, 인민민주독재의 견지, 공산당 영도의 견지, 마르크스레닌모택동 사상의 견지)을 병립시키고 있다. 시장경제를 중국적 상황에 맞는 이론으로서 끝없는 시행착오법(‘摸着石頭過河:돌을 더듬으면서 강을 건넌다는 의미로 점진적 개혁 방법론을 지칭)’을 통해 의도에 맞지 않는 부분이 나타나면 중국의 현실에 맞게 개선하면서 재창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수용과 재창조 과정이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는 형태로 운영될 소지도 다분히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견지하면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