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책임과 권한을 위임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사원들의 목소리가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더 신속하고 풍부하게 전달이 된다. 즉, 경영에 있어서 소유주의 권력이 크게 작용하면 할수록 사원들의 경영 참여는 어렵게 되고 기업의 투명경영을 달성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그러나 소유주의 경영에의 권력이 분산되고, 오히려 경영자와 사원들이 직접적인 의견 개진 권력을 가지고 있는 구조에서는 투명경영을 달성하는 데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IMF이후, 재벌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대적으로 주장되면서 재벌의 투명경영 달성이 구조조정의 필요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것은 재벌 내부의 소유구조가 경영에 있어서의 권력을 소유주 개인이나 소유주 가족에게 집중시켜 기업의 운영이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또는 소유주 개인의 비합리적인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 결 론 - 한국의 기업사회에는 어떠한 ‘종’이 존재하는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형태가 ‘재벌’이라는 것은, 재벌이라는 기업조직의 형태가 주어진 외부환경 속에서 살아남은 ‘종’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어떤 주어진 환경 속에서 특정한 개체가 살아남은 것은, 그 개체가 사용했던 A. B. C의 전략이 다른 개체가 사용했던 A′, B′, C′의 전략보다 우월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후자의 전략을 사용한 개체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 개체가 적자생존의 과정에서 완전히 도태된 것이 아니며 이 개체 또한 이전의 환경 속에서 하나의 ‘종’으로서 유의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6~70년대 개발 국가라는 한국 기업사회의 외부 환경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것이 비단 재벌만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는 제왕적 기업 지배를 통한 문어발식 경영이 아닌 소유와 경영의 철저한 분리를 통한 윤리경영을 실시하였으며, 비관련다각화에의 무리한 투자보다는 관련다각화를 통한 기술개발 등의 내실을 쌓는 데 주력했고, 전 조직 구성원의 동일한 지식적심리적 기반을 갖추려 하였다. 또한 국가권력의 지원을 등에 업기보다는 사회적 정당성을 얻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계속되는 정치 환경 변화 속에서 대처하던 재벌과는 달리 안정되고 꾸준한 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개발 국가 당시 많은 기업들이 섣불리 수출형 기업 전략을 활용하고 재벌의 경영 방식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도태되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이들은 재벌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방식을 사용하고도 성공적으로 살아남았고 예전에 재벌이 그러했던 것처럼 많은 기업들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가 유한킴벌리를 돌연변이가 아닌 하나의 ‘종’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동안 잘 나가다가 고꾸라지고 마는 기업이었다면 돌연변이 밖에 될 수 없었겠지만, 기업이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사회의 지배적 종이었던 재벌과 비교하여 그 장점이 많이 부각되고 있고, 사회적 정당성의 획득이라는 차원에서도 이제는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업사회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종’의 위치를 부여받을 만한 지위에까지 올라섰다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이 앞으로의 한국의 기업사회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이는 벤처기업의 활성화와 더불어 한국 기업사회의 종을 더욱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해주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한국 경제의 운명이 재벌의 운명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위험성도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규모에 얽매이지 않고 연구 및 기술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얻게 되는 기술적 우월성이 앞으로의 전 세계적인 기술경쟁체제에서 한국 기업이 우월한 지위를 누리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보고서의 한계라 할 수 있는 것은 조사 대상이 하나의 기업에 국한되었다는 점이다. 유한킴벌리와 견줄 수 있는 다른 기업들을 조사하였다면 이 보고서의 결론이 보다 더 명확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사 동기 및 조사 대상의 선정 기준에서도 밝혔듯이 유한킴벌리가 6~70년대 개발국가 모델에 있어 재벌과 비교할 수 있을만한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수업시간에 다루었던 논문들이 주로 경제적, 제도적 접근에 치우쳤다면 이번 보고서에서는 수업시간에서는 소홀히 다루어졌던 문화적 접근 방법에 대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
□ 참 고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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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사이트
유한킴벌리 홈페이지 www.yuhan-kimber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