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거쳐 융화의 단계로 전개되었다. 선 중심의 선교관(禪敎觀)은 고려 후기 불교계의 일관된 사조이며, 조선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선종교적 융회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즉, 지눌은 선교의 이원론적 대립을 극복하여 이론적으로나 교단적으로 선교 일원론적인 회교귀선(會敎歸禪)을 주창하여 독특한 통불교(通佛敎)적인 전통을 세워 한국 불교의 사상적인 면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하였다.
셋째, 지눌의 선사상은 교종이 '보리'만을 우상처럼 맹목적으로 받드는 것에 크게 반대하고 외재적인 보리에 대한 신앙을 내재적인 사람의 마음에 대한 신앙으로 바꿈으로써 불교의 교조주의적인 태도를 근본적으로 공격하였다. 그와 함께 귀족 불교를 평민불교로 바꿈으로써 불교의 사회적인 영향력을 대대적으로 확대시켰다.
한국인의 근기에 맞는 독자적인 사상과 풍격(風格)을 갖춘 지눌은 그만의 독특한 선교융통을 이루어 내었고, 진정한 한국의 선사상을 이루었으며, 기울어 가는 고려 불교를 바로 세우고 부처님과 역대 조사의 참뜻을 근본으로 돌이켜 수행과 이생(利生)에 전념할 혁신적 이념 체계를 창안하여 새로운 기치를 세움으로써 한국 불교를 조계종(曹溪宗)이라는 큰 강으로 합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