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인간적인 일의 형태와 조건
일의 인간화는 하나의 이상적 목표며 윤리적 규범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일의 주인이 되어야 하며 일이 인간을 마음대로 부리고, 인간의 본성과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된다는 윤리적이며, 철학적인 가치관과 규범을 우리의 구체적인 일터와 직장에서 실현해 보자는 운동이다.
인간은 현실적으로 주어진 삶의 조건과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며 답습만 하는 동물이 아니라 항상 새롭게 시도해 보고 수정하며 변혁해 가는 존재다. 단번에 갑자기 일이 인간화되는 그런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단지 일이 지나치게 능률과 업적, 생산성에만 매여 인간을 고독하고, 괴롭고, 보람을 못 느끼며, 여유가 없이, 사는 것 같지 않게 만드는 요소들을 시정하고 개선해 보자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이며 과제다. 다시 말해, 지금보다 나은, 보다 인간적인 일의 형태와 조건을 만드는데 의미를 두는 운동이다.
이를 실천하는 길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일의 조건과 형태들을 인간이라는 입장에서 반성해 보고 생각해 봄으로써 시작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요구들은 점진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실현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의 새로운 형태와 조건을 만들어 가는 데는 1)일의 물적 기술적 형태와 조건에서 바꾸어 나가는 방법과, 2)일의 인간적 조직적 형태와 조건에서 개선해 가는 방법의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일의 물적 기술적 형태와 조건에서는 주로 일 자체를 인간에게 해롭지 않게 만드는 일로 이것은 물론 비용과 돈이 드는 것으로 경제적 투자를 해야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일의 인간화는 일을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도 상당한 정도로 이룩될 수 있다. 이것은 일을 시키는 조직관리의 체계를 개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 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사이의 관계를 고침으로써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일과 삶을 보다 바람직하게 만드는 것은 또한 휴식시간, 자유시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유시간을 잘 쓰도록 하면 일하는 시간의 피로와 소외, 구속성을 크게 풀어주고 완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노동 사회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이 자율성, 창의성은 자유시간에 하는 일의 자율서, 창의성과 서로 영향을 주는 관계에 있다고 한다. 즉, 보다 인간적인 일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유시간과 휴가를 충분히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