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저터널 건설문제는 물론 FTA체결을 위한 협상에 있어서도 상호 신뢰와 협력의 자세가 필요한 것으로, 한일양국의 상호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WIN-WIN의 전략적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결코 시일에 연연해서 서둘러 타협을 시도해서는 안 될 국가적 차원의 중대 사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일 양국은 공히 일국(一國)우선주의에 의한 이해타산적인 사고에서 벗어남으로서,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FTA교섭과 함께 해저터널 건설을 구체화시켜 국가 리스크를 분산하고 보완하고자 하는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한일 FTA의 성공적인 체결은 동북아 차원의 지역통합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으로, 한일 양국은 공존공영의 인식하에 성공적인 FTA를 체결함으로서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 관계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3) 북한의 개방과 TKR의 조속한 개통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일 해저터널 건설은 한국에 있어서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의 것으로, 북한의 개방은 동북아는 물론 EU 경제권과의 교통물류정치경제적 통합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북한의 개방에 의한 TKR의 개통은 한일 해저터널은 물론 유라시아철도망 구축을 위한 논의에 있어서 기폭제가 될 것이다.
러시아가 최근 들어 시베리아 횡단철도 활성화에 적극적인 점도 한일 해저터널 구상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한일 해저터널은 단순히 한국과 일본을 잇는 것 보다는 대륙과 일본을 연결하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개방은 체제와 표리관계에 있는 것으로, 경제적인 관점보다는 정치적 논리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개방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있다. 동북아 정세의 호전에 의해 개방 시점이 앞당겨 질수도 있으며, 경의선과 경원선 등의 복원과 남한의 철도와의 연결 사업도 상황 변화에 따라 급진전될 수 도 있다.
한편, 한반도를 횡단하는 남북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활성화되지 않고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이 동북아의 복합물류네트워크 구축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며, 그 효과도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일부 학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해저터널 건설문제는 북한의 개방과 당면한 경제적 이해타산과는 무관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건설을 위한 논의가 구체화되고 또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동북아의 정치 체제,경제적 이해관계 등의 환경 변화는 북한의 개방을 앞당기는 촉진제가 될 수 있음은 주지한 바와 같다.
Ⅶ. 결론 : 요약 및 시사점
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들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풍부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21세기 세계경제의 가장 역동적인 중심지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탈냉전 구도에 따른 정치 경제적 상호 의존성의 증대, 그리고 최근의‘한류’열풍에서 볼 수 있는 사회문화적 교류의 활성화는 과거 어느 때보다 역내 협력과 공동체 형성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 문제와 양안(兩岸) 문제와 같은 지역안보 현안의 대두, 일본의 우경화에서 비롯된 역사왜곡과 영토 분쟁과 같은 외교적 마찰의 현재화, 경제부문에서 나타나는 민족주의의 발흥에 따른 사회문화적 충돌 가능성의 증대 등은 상호 신뢰에 의거한 협력과 통합의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한일간에는 역사적 특수성과 정치적 부담, 그리고 국가재정과 분배의 형평성 문제, 경제 및 지역적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재해 있어 현안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즉, 한일 해저터널 건설에 소요되는 자금의 조달과 기술적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은 그 동안의 연구에서 입증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양국 국민의 이해와 신뢰에 근거한 공감대의 형성과 정부의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일 양국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의 대형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서, 상호 신뢰와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나, 이를 위해 경제대국인 일본은 종래의 경제논리에 의한 이해득실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과거사 문제의 청산과 동북아에서의 공존과 번영을 위한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위한 자세가 요구된다.
특히, 동북아 물류 중심 국가의 구축은 현 참여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중의 하나로, 2003년 8월에 동북아 물류중심 로드맵을 작성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북아 물류 중심 국가의 건설이 단지 정치적 구호로 거치지 않고 명실상부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류 인프라의 구축이 선결과제일 것이다. 즉, 한국과 일본의 해저터널 건설 문제는 그 현안 해결에 있어서 중심적 위치에 있다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일 해저터널 건설은 현재 답보 상태에 있는 한일 FTA논의에 있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한국 민족의 염원인 남북 통일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등 학술적으로는 물론 정책적으로도 연구검토 되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현안인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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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경, 김병엽, 이명종, 정소걸 - Bulletin Vol.9, NO 2 ,p.74~87 ‘한·일 해저터 널 어디까지 왔는가?’
허재완(1999), “한·일 해저터널 건설의 필요성과 파급효과에 관한 검토”,경제논 문집, 중앙대학교 제 14호
신장철(2005), 한·일 해저터널 건설과 동북아 물류시스템의 새로운 구축을 위한 시 론적 접근
교통기술 연구원(2003) “한·일 해저터널의 필요성 연구”보고서
신장철, 가칭 “한·일 해저터널 건설”논의를 위한 소고(小考) - 논의 배경 및 과정을 중심으로 -
허재완, 영·불 해저터널의 건설효과 및 한·일 해저터널 구상에 대한 시사점 분석, 대한국토·도시계획 학회지 [국토계획],제 1권, 제 5호, 1996년 10월호 p.299 ~ 319
국제신문 연재기사 “한·일 해저터널 꿈의 프로젝트인가 (1)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