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로는 외국 이민자에게 관대한 국가시스템을 제시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여덟 번째로 민주적이고 유연한 연방정치체제로 운용되는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각기 다른 지역과 지방사회가 중앙의 주도적 노력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환경변화에 맞추어 스스로를 개조해 나가는, 매우 분권화된 정치적 의사결정 체제를 가진 나라 말이다. 아홉 번째는 가장 유연한 노동시장을 갖춘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급속히 변하는 세상에서는 인력이동이 수월해야 한다. 우리의 세계 설계자는 열 번째로 정부 비호를 받는 카르텔을 지극히 혐오하는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모든 기업과 은행들이 제 발로 서야 하는 나라, 그리고 독점이 결코 용납되지 않는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열한 번째로 괴짜에게 관대한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수학의 천재이거나 소프트웨어 도사이면서 머리를 길게 닿아 묶은 총각이나 코를 뚫어 이상한 코걸이를 하고 다니는 처녀들에게 관대한 나라 말이다. 열두 번째로 정보면역 결핍증에 걸리지 않는 기업들의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열세 번째로 부리 깊은 기업가 문화와 이를 권장하고 배양하는 세제를 갖춘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열네 번째는 환경친화적이고 광활한 자연과 작은 마을들을 많이 지닌 나라이다. 열다섯 번째는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값지게 여기는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서, 우리의 세계 설계자는 열여섯 번째로 다국적 기업이든 영세기업이든 글로벌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게 해 빠르고, 가볍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고, 지식집약적인 부문에서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는 그런 나라를 설계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미국은 바로 이들 소프트웨어 디자인, 컴퓨팅, 인터넷 디자인, 인터넷 마케팅, 금융업, 오락산업, 금융서비스 통신업 등의 선두주자다. 이런 부문은 모두 산업화 이후의 세계다. 그리고 오늘날의 미국은 사업화 이후의 부문에 관한 한 모든 것에서 뛰어나다. 건전한 글로벌 사회는 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오늘날의 지구상에서 미국만큼 모범적인 모델도 없다. 세계화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언제나 항상 최상의 여건에 있어야만 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은 전세계의 횃불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우리는 이 같은 소중한 유산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