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이클을 만들어냈고, 세계패션과 한국패션의 시차를 최단시간으로 줄여 놓는 성과가 있었다. 70년대를 대표하는 패션 트랜드는 역시 진패션. 청바지와 장발, 통키타와 생맥주로 대변되는 청년문화가 급신장했던 시기로, 일자형 스타일에서 백바지, 고고바지, 나팔바지, 힙본 스타일까지 시대별로 다양한 변화를 거듭했다. 길어진 바지길이에 맞춰 소위 통굽스타일의 나막신 구두가 유행했고, 복고풍의 원피스와 스커트라인, 자켓길이 등 입고 활동하기 편한 스타일들이 다양하게 유행했던 시기다. 1980년대는 국내 최초로 패션잡지 월간 멋이 창간되던 시기로, 패션에 대한 일반인의 증폭된 관심정도를 대변하는 사례다. 패션에 대해 가장 관심이 높았던 영층을 타겟으로 한 영패션이 이 시기부터 큰 유행을 띠기 시작했으며, 내셔널브랜드의 런칭과 평화시장, 남대문시장에도 영패션 상품들이 대거 생산, 판매되면서 재래시장의 부흥이 촉진됐고, 본격적으로 캐주얼 패션이란 단어가 창출됐다. 캐주얼웨어는 10-20대가 비교적 값싸고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는 옷들을 말하는 것이며, 이들을 겨냥해 처음으로 여름용 모직인 쿨울과 레이온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90년대는 복고풍의 스트리트 패션 강세, 1990년도에 접어 들면서는 1988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해외 수입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다양해진 상품과 소비자 니드의 급속한 변화는 유행사이클을 최단시간으로 줄여 놓았고, 여러 트랜드가 동시에 유행되는 패션의 다양성이 한층 강조되었다. 90년대 초는 판탈롱과 미니스커트, 통굽 슈즈, 히피풍의 장신구가 유행됐고, 마인과 타임 브랜드에서 제안한 재키룩과 헵번룩도 이 시기에 크게 유행했던 트랜드 중 하나. 92년도엔 미니스커트와 짧은 반바지, 패션성이 가미된 가죽의류, 복고풍의 나팔바지와 니트류의 롱재킷이 애용됐으며, 코디 상품으로 모자와 숄이 인기 소품으로 등장했다. 93년도엔 조끼가 히트 아이템이었고, 94년도엔 영패션이 전성기를 누리면서 스트리트 패션에서 자기만의 개성패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소위 패션리더가 등장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한 노출패션이 사회여론을 뜨겁게 달구며 미니스커트와 시스루룩, 배꼽티셔츠의 유행을 단시간 내에 끌어 들였다.
여성패션의 다양성은 보수성과 정통성을 강조해 오던 남성패션에도 캐주얼 바람을 불러 일으켰으며, 외출복은 물론 출근복으로도 정장과 캐주얼룩의 개념이 혼용되는 일대 개혁의 바람이 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