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웃던 얼굴 그대로 인사를 하고 면접장을 빠져 나왔다. 다음 대기자가 내 표정을 봤다면 대답을 잘해서 그런 줄로 알았을 것이다)
5. 맺으면서
약 6개월 전에 치렀던 면접을 다시 떠올린다는 게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내용을 기억해 낼 수 있어서 어느 정도 글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다 보니 왠지 일종의 레포트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분량이 되었고, 또 자질구레한 이야기들도 많이 들어가게 된 것 같다. 그래도 이런 내용들이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 고3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논술이나 자연계 면접과 달리 서울대 인문계 면접은 서울대 홈페이지나 인터넷 사이트에도 자료가 잘 올라와 있지 않다. 그래서 더 막연하게 느껴지고 준비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나 또한 처음엔 문제 원안은 인터넷에서 찾고 문답 내용만 올리려 했다가 문제 원안 자체를 찾지 못해 그것까지 대충 기억나는 대로 쓰게 되었다.
위에 내가 쓴 문답 내용은 사실 내용은 실제 답변했던 것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그 당시 면접에서 했던 말은 사실 위에 글로 쓴 것처럼 매끄럽지 못했다. (물론 위에 글로 써놓은 것도 매끄러운 것은 아니며, 내용에서도 논리적 비약이나 논점 일탈이 상당수 발견될 것이다) 중간중간 했던 말을 다시 하기도 했고, 생각하느라 음 하며 시간을 끌기도 했으며, 목소리가 떨리거나 말을 더듬기도 했다. 그러나 교수들은 그런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답변의 내용이 얼마나 문제의 요구에 들어맞으며 (논점 일탈은 없는가), 논리적으로 구성되었는가 (논리적 비약은 없는가),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얼마나 잘 견지해 가는가 (한번 정한 입장은 반박이 들어오더라도 쉽게 굽혀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억지를 부리라는 말은 아니다. 교수의 반박으로부터 논리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애를 쓰라는 말이다) 등이다.
이 밖에도 면접에 도움이 될 만한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런 것들은 학교나 학원, 학습지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논술 면접 교육 시간에 충분히 다루어질 것이라 생각되어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끝으로 이 내용이 서울대 뿐 아니라 타 대학이나 수시를 준비하는 고3 수험생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되길 바라며, 모두들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