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하여 국가정책을 변화시켜 현실을 개선하는 전 과정에 개입하기 때문에 활동가들은 노력 여하에 따라 현실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적 식견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전문역량의 구축은 이후의 진로 모색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민운동가로서 더 많은 성과를 달성하고 시민운동가로서의 자긍심을 높여줄 수 있다. 아울러 점점 더 전문화되고 있는 시민운동의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러한 과제가 단지 개인의 몫으로 남겨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조직 차원에서 이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가 획기적으로 증가되어야 한다.
4)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와 업무풍토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시민단체가 생산하는 사회적 편익을 위해 자신의 노동을 기부한 기부자들이다. 달리 말해 다른 영역에서 획득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의 상당부분을 시민단체의 사명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사회적 편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기부 혹은 희생의 대가로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만족감은 자신이 속한 조직 속에서 자아실현 혹은 자기성취감을 가질 수 있을 때 증폭되거나 혹은 현실화된다. 선배 세대인 현재 시민단체의 간부들은 운동적 대의와 명분에 헌신하는 훈련과정을 거쳤지만, 90년대 후반이후 들어온 활동가들은 상황이 다르다. 이들에게는 자아실현의 동기가 훨씬 강하다. 이에 반해 시민단체의 조직문화는 아직도 과거의 틀을 유지하고 있고, 운영시스템은 체계화되어 있지 못하며 의사결정과 사업패턴은 권위주의적인 모습이 남아 있다. 따라서 현재 시민단체는 과거의 조직문화 및 운영시스템 등과 상근활동가들의 인식이나 욕구가 충돌하고 갈등하는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시민단체의 특성과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며 합리적인 조직문화와 시스템, 사업풍토 등을 쇄신함으로써 활동가들이 진정으로 자기실현을 맛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 결 론
일반적으로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은 권위주의의 붕괴, 민주주의로의 전환, 민주주의의 공고화로 나누어 질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거쳐 민주주의의 공고화과정으로 진입하였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이루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과거 반정부투쟁으로 일관하던 사회운동에서 중도·온건한 시민운동의 방식으로 점차 바뀌면서 경제정의, 환경, 소비자, 여성 등 다양한 분야로 관심영역이 확대되었다.
시민운동은 과거와 달리 지식인들과 중산층의 지지를 받으며 폭넓은 회원조직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중에서도 수년만에 급부상하게 된 경실련과 환경운동연합의 경우, 전문가들이 결합하여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사회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1992년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들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수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스스로의 개혁청사진을 제시하고 표면적으로는 개혁을 추진해 나갔다. 1998년 국민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정부가 가장 개혁성이 강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가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정부의 개혁을 요구하던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대폭 축소되게 되었다. 반면에 정부가 주도하는 개혁의 방향이 적합한 것인지, 적합하다면 계획된 내용대로 개혁이 추진되고 있는지 등을 모니터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즉, 정책대안을 제안하기 위해 소수의 전문가들이 필요했던 과거와는 달리 모니터와 감시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수의 시민들의 참여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와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은 시민단체들의 활동범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과거 중앙정부에 대한 견제와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이 중시되던데 비해서 점차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에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풀뿌리운동이 점차 중요시 되어갈 전망이다. 이제는 시민단체들의 회원이 회비를 납부하는 개념에 국한되지 않고, 활동에 직접 참여해 나가는 자원활동회원의 개념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들이 정부로부터 자원활동지원정책을 이끌어내고 자원활동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모색함으로써,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시민사회를 키워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 글은 주로 시민단체들의 자원인력활용 현황을 살펴보고, 시민단체의 입장에서 자원인력 활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이러한 발전방안을 구체화시키기 위해서는 사회복지단체나 자원봉사지원단체들의 노우하우와 앞선 정보를 받아들이고, 자원인력을 시민단체의 자원(資源)으로 활용하고, 이를 참여민주주의의 성취와 시민사회의 저변확대를 위한 기회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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