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일은 나를 무척 우울하게 하곤 했다. 더구나 '구직활동' 또한 많은 면에서 내 생각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나의 부족함 탓이 컸지만, 아무튼 너무 많은 제약들이 나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었고, 어둠 속을 헤매는 듯 마음은 먹먹할 뿐이었다. 이상심리학의 조모임 역시 처음엔 그렇게 다가왔다. 8학기 생들이 흔히 그렇듯, 모른 척 '무임승차'를 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면,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고, 결론적으로 무척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원들을 만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위안을 얻은 적도 많았고, 우리조의 주제가 현재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일맥상통해 도움도 많이 받았다. 짧은 콩트로 꾸민 이야기는 사실상 내 이야기다. 오래 사귄 연인에게 실연한 부분은 픽션이지만, 사회에 진출하려는 시도에서 상처받고 좌절하는 부분은 분명 '나'이다. 그 짧은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정리하고 위로하고 다독이고.. 아무튼 나는 이 모임을 통해 위안을 얻었다. 첫 조인 탓에 준비기간이 짧아 조원들과 생각만큼 많이 친해지진 못했지만, 대학생활에서 마지막으로 '공동작업'을 한 일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더불어, 함께 고생한 선배님, 후배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3.
이번 이상심리학 조모임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조원들과 함께 기분장애에 대하여 조사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내가 맡은 부분은 유명인의 기분장애 사례였는데 조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역할분담이 효율적으로 잘 이루어져서 작업하기가 더욱 편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모임을 하면 할수록 선배님들, 동기들, 후배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친밀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01학번이긴 하지만 4학년이라서 조모임이 많이 부담스러웠는데 조원들과 호흡이 너무 잘 맞아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기분장애에 대해서 더욱 알게 된 것도 좋았지만 조원들과 함께해서 더욱 좋았다.
4.
지난 학기부터 심리학 과목을 많이 수강하면서 매번 조 발표가 있을 때 마다 큰일을 치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몇 개의 조모임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하다 보면 지치기 일쑤였고 특히나 조원들의 참여도가 낮을 때에는 의욕마저 꺾이고 좋은 아이디어도 잘 튀어나오지 않았다. 특히나 이번 조 모임에서는 8학기인 두 선배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조장을 맡아서 부담과 동시에 책임 의식도 강했던 것 같다. 주로 온라인을 통해서는 자료를 교환하고, 오프라인 조모임에서는 각자 맡은 파트의 자료 점검과 꽁트 리허설 등 좀더 활동적인 조모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염려와는 다르게 조원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각 파트별로 조사와 발표를 배분한 것에 대해 선후배들이 잘 따라 주어 뿌듯했다. 조원 어느 누구만이 아니라 모두 다 머리를 맞대어 참여한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 꽁트의 대본을 작성해 준 수민 언니부터 피피티를 예쁘게 꾸며준 막내 준혁이 까지 조모임을 통해 만나면서, 발표 주제 이외에도 서로의 관심사를 나눌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또한 심리학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데 학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특히 심리학 수업에서 대부분 주어지는 조모임이 꼭 과업 지향적 모임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기에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조원 모두 열심히 참여했던 과제였던 만큼 발표가 원활히 진행되어 마지막 까지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5.
처음에 교수님이 이상심리학 수업은 조모임의 비중이 굉장히 크고, 중요하므로 자신 없는 사람들은 드롭 시키라고 하셨을 때 속으로 약간은 걱정을 했었지만, 처음 조원들과 조모임을 가지고 나서 이런 걱정들을 잊을 수 있었다.
내가 맡은 분야는 기분장애를 가지고 있는 영화 속 인물들에 대하여 조사하고 자료를 찾는 것이었는데,
처음 영화를 선택할 때 정보가 부족해서 약간의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덕분에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또,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영화들을 찾아서 심리학적 관점에서 지켜봄으로써 새로운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레포트를 쓰며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해 조모임도 여러 번 가졌었는데, 조원들이 너무 열심히 잘했던 것 같고, 브레인 스토밍을 통한 다양한 아이디어 때문에 알찬 레포트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예비군 훈련 때문에 막상 발표하는 날은 함께하지 못하여 아쉽지만, 그 동안 레포트 준비하면서 조원들과 함께했던 시간과 노력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6.
이번 학기에 심리학과목을 5개나 수강하는 바람에 조모임에 쫓기는 날들이 많았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중 이상심리는 다른 어떤 과목보다 조원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길었고 일의 분업이 잘 이루어져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학기수가 쌓여감에 따라 조모임내에서 점차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그동안 궁금하기만 했던 이상심리에 대해 조금이나마 능동적으로 탐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가장 좋았던 것은 서로 다른 전공, 서로 다른 학년의 조원들이 서로 잠시나마 고민을 나누고 함께 노력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7,8학기 선배들이 많은 관계로 다음 학기에도 같은 조원들을 학교에서 만나기는 힘들겠지만 이번 활동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7.
이번 조모임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기분장애' 에 대한 이해를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조사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각종 자료들과 사례들을 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나의 이야기인냥 느껴질 때도 있었다.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우울증 같은 기분장애는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성향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조에서 가장 나이 어린 03학번인 탓에 처음에는 위축되고 소극적이었지만, 여러 번 조모임을 통해서 조원들과 더 친숙해지고 우리의 결과물을 위한 노력들도 차츰 쌓여갔다. 이번 조별 과제로 인해서 얻게 된 지식은 비록 심리학 전체의 범주에서 본다면 미약할 것이나, 그 과정을 통해서 내가 직접 겪고 느낀 조원들 간의 애착은 그보다 더 값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