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특성화(절제된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복지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기능교실, 사회교육프로그램 등 백화점식 프로그램이 도대체 일반 사설학원이나 동사무소 또는 각종 사회문화센타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질문에 궁색한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지금까지의 복지관 목적이 저소득층의 복지증진이었기 이에 따른 기본적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저소득층의 복잡다기한 문제해결을 통해 그들이 사회발전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전문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의 개인을 단위로 한 대상자별 서비스공급체계에서 탈피하여 가족전체를 단위로 하는 서비스 공급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개별적 접근보다 가족을 단위로 한 접근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프로그램의 재편과 함께 가족복지서비스 기능의 강화가 필요하다.
넷째,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서비스의 개발과 구축이 필요하다. 복지자원의 많고 적음, 이용자의 사회경제적 특성,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욕구와 문제는 획일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해결 불가능하다. 지역사회에 대한 면밀한 조사연구 및 분석을 통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다섯째, 인력에 대한 자체 훈련 및 교육을 통해 배타적 독점권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성을 확립해야 한다. 사회복지사가 희생과 봉사 그리고 사회개혁의 뜨거운 열정만으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사회복지사의 위상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술과 방법으로 무장하고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인간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시키고, 자원연결자, 대변자, 교육자, 조력가, 사례관리자, 상담가, 중재자, 연구자 등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이어야 한다.
여섯째, 지역사회복지 관련기관과의 적극적인 네트워킹(협의체)을 통해 자원동원능력을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복지관의 분절적 공간적 위치로 인한 서비스의 불연속성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별 복지관협의체 운영을 통해 자율적 서비스 조정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복지관의 새로운 유기적 연대의 틀을 구축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21세기 사회복지관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한 모델은 현재 정형화된 틀이 있는 것이 아니며, 지역사회복지관의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가능태로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Ⅸ. 결론
우리나라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에서 가장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사회복지기관이 사회복지관이다. 사회복지관은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저소득가정, 일반주민을 대상으로 상담, 치료, 재활, 교육, 보호, 의뢰, 정보제공 등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회복지기관이다. 이러한 사회복지관의 위상은 이미 국가나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있는 사회복지관의 수적 분포에서도 여실히 입증될 수 있지만, 다른 차원에서 고려해 볼 때도 그 위상은 상당히 높다. 왜냐하면 사회복지관은 지역차원에서 그 밖의 다양한 사회복지기관의 활동과 서비스의 연계망에 중심에 위치하고, 각종 사회복지기관의 서비스를 통합하는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에 가장 큰 파급효과를 주고 있고, 새롭고 전문화된 사회복지 프로그램 및 서비스의 개발과 연구의 산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354개소의 사회복지관이 설치되어 지역사회의 문제해결과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을 수행하면서 지역복지센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리하는 별도의 법률적인 체계를 갖추지 못한 까닭에 사회복지관은 그 지향하는 방향성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다. 한국적 현실에서 법률과 제도의 정비 없이는 사회복지기관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복지관 운영규정은 1989년 보사훈령 제568호로 마련된 이후 부분적인 수정과 보완이 있었을 뿐 주요 골격과 내용은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더군다나 1995년 지방자치제가 전면 도입된 이후 각급 지방자치단체가 별도의 법률과 조례를 제정하며 사회복지관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적인 지도 감독에도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별도의 조례와 규정으로 사회복지관을 평가하여 사회복지관은 그야말로 정체성 혼돈과 상실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19세기말에 영국에서 싹이 트고, 20세기 초 미국에서 꽃이 피고, 21세기 한국에서 열매를 맺고 있는 한국의 사회복지관이 세계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한국의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사회복지기관으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발표자도 이들 중 한 사람으로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사회복지관에 관해 연구하고 복지관의 진정한 발전을 염원하는 실천가로 오늘 사회복지관 설치 육성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의 주제발표를 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사회복지관이 원래의 설립취지와 목적을 달성하고 그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서는 한국의 사회복지관이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현재 어떤 위치에 서 있는가를 분석하여 사회복지관의 향후 발전방향을 정립하고 사회복지관의 본질적인 기능과 역할을 규명하여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역할을 재정립하며 그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현행 사회복지관 운영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관 설치 및 육성에 관한 법 제정의 당위성을 주장하고자 한다. 정체성(identity)이란 개인 또는 조직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성찰하고 조망한 후 자신의 역할을 정립하고 그 고유의 특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복지관의 정체성은 사회복지관이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사회로부터 요구되는 역할이 무엇이었나를 규명하고 현재 상태와 미래의 전망을 예측하고 분석하여 사회복지관의 설립 취지에 충실하고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면서 그 존립의 근거를 명확히 하는 노력에 의해 확립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