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고는 생각지 않을 것” 이라고 했다.
장래 결혼을 하면 서영이에도 아이가 있을 것이다. 아들 하나, 딸 하나, 그렇지 않으면 딸 하나, 아들 하나가 좋겠다. 그리고 다행히 내가 오래 살면 서영이 집 근처에서 살겠다. 아이 둘이 날마다 놀러 올 것이다. 나는 파랑새 이야기도 하여주고 저희 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저희 엄마처럼 나하고 구슬치기도 하고 장기도 둘 것 이다. - 서영이 중에서
여기서 ‘난영이’ 구실을 하는 것이 ‘서영이’의 두 아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녀는 언젠가 떠나겠지만 ‘나’는 그녀를 그녀의 아이들 속에 이렇게 붙잡아두고 있을 것이다.
Ⅲ. 결론
이상에서 논의한 내용은 ‘엄마’, ‘유순이’, ‘아사코’, ‘서영이’, 금아 수필에 등장하는 이 네 여성들은 어떤 의미에서든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지만 , 그러나 하나하나 모두 ‘나’를 떠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완전하게 보내지 않느다. 즉 어디인가에 그들을 붙잡아두는 것이다. 우선 ‘엄마’부터 살펴보면 그것은 ‘엄마’가 남편을 여윈 과부로서 상실의 아픈 경험을 겪었고, ‘나’ 자신이 이러한 어머니를 일찍 여의지 아니할 수 없었기 때문에 특히 애절한 것으로 나타난 듯하다. 또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유순이’를 찾아간 것. 또한 ‘아사코’에 대한 순수하고 내면적 사랑도 모두 정이다. 본질적인 면에서 본다면 금아의 수필은 모두 정으로 귀결되어 있다. 그 정은, 때로는 뜨겁지만 대체로 따뜻한 쪽이며, 겉으로 유난스럽지 않고 속으로 고요한 것이다. 그리고 규모가 큰 것이기보다는 작은 것일 때가 더 많다. “사람은 본시 연한 정으로 만들어졌다. 어린 연민의 정은 냉혹한 풍자보다 귀하다,” (여린 마음) 는 것은 ‘나’의 신념이며, “여러 사람을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나의 사랑하는 생활) 는 것은 ‘나’의 소원이다. 이 정이 바로 금아 수필의 핵을 이루는 것이다.
“나는 위대한 인물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나와의 유사성이 너무나 없기 때문인가 보다. 나는 그저 평범하되 정서가 섬세한 사람을 좋아한다. 동정을 주는 데 인색하지 않고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곧 잘 수줍어하고 겁 많은 사람, 순진한 사람, 아련한 애수와 미소 같은 유머를 지닌 그런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찰스 램)
위의 글처럼 금아는 그가 매력 있다고 말하는 사람과 너무나 닮아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의 글도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의 수필처럼 섬세하고 정이 있는 사람이 되고자한다. 또한 그런 사람을 만나서 정을 나누고 싶다.
아직도 처음으로 읽었던 금아의 은전 한 닢의 감동이 머릿속 에서 지워지지가 않는다. 추운 겨울 힘겹게 도착한 집에 어머니가 주신 따뜻한 팥죽 한 그릇처럼 금아의 글은 세상의 형식의 변화를 위해 하루하루 악전고투하는 현대인에게 본질을 일깨워주는 어머니요 고향이며, 모내기하는 농부가 허리를 펴고 빙긋 웃을 수 있는 선선한 한줄기 바람의 여유이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 글귀는 언제까지나 우리는 보내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가슴 속에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글귀를 적으며 문학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본다.
사상이나 기교에는 시대에 따라 변천이 있으나 문학의 본질은 언제나 情이다. 그 속에는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자연적인 슬픔, 상실, 고통” 을 달래주는 연민의 정이 흐르고 있다. - 순 례 중에서
<참고문헌>
산호와 진주와 금아, 김우창 외, 샘터사, 2005
수 필, 피천득, 범우사, 2006
인 연, 피천득, 샘터사,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