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역할을 하는 동시에, 여성의식 제고는 결국 우파 정당들의 여성정책을 강화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참여민주주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강조는 중앙집중화된 국가의 힘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시민운동의 활성화와 국민계몽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면이 있다. 이는 결국 시장 주도의 소비지향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자성과 자각의식을 제고하며, 우파의 신자유주의가 내세우는 시장 이데올로기의 위험성과 소비지향주의에 대한 견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녹색당의 성과인 동시에 존재의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태운동과 민주주의의 제도화를 주장하는 녹색당들의 선택은 기존 정당들에 흡수되는 운명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역 수준에서 녹색주의자들은 민족국가에 의해 약화된 지역의 힘을 회복하고, 자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이웃공동체와 도시모임을 만들거나 회생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역시 녹색주의자들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민주화된 지역성을 회복하기 위한 국민국가에 저항하는 힘의 연합체로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환경보호의 특징과 유효성이 국가들 간에 상이한 면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유럽화와 세계화는 전반적으로 환경 기준을 높이는데 진력을 다해왔다. EU의 정책정책 결정 역시 모든 서유럽 국가들의 환경적 운명을 계속해서 연결시켜 나갈 것이다.
결국 녹색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유럽 국가들 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고, 또한 녹색당의 정치적 운명이 다소 유동적일지라도, 환경주의라는 새로운 정치가 산업주의라는 낡은 정치를 변화시키고 있다. 환경주의라는 새로운 정치는 농민조직과 소비자조직, 노동조합조직 등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유럽의 정치는 포스트 모더니즘과 지방분권화, 환경주의와 국제주의를 고려한 새로운 균형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녹색당의 존립 가능성과 관련하여 다음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라퐁텐(Oskar Lafontaine) 독일의 정치인. 독일 사회민주당 내 좌파의 정신적 지주
의 표현처럼 “인류가 살아남는 문제가 계급의 문제에 우선 한다”는 사실이 환경운동과 녹색정치의 중요성과 미래를 보여준다 할 것이다.
◆참고문헌
강명세, 현대 유럽정치, 동성출판사, 2002.
박태규, 유럽의 정치와 경제, 나남출판, 2002.
이헌근, 현대 유럽의 정치, 신지서원, 2000.
최수경, 유럽의 통합정치, 집문당,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