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기형도의 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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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들어가며

Ⅱ. 생애
1. 기형도와 1980년대
2. ‘내가 기억하는 기형도’ - 경기고등학교 교사 정형기

Ⅲ. 시 세계 -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을 중심으로
1. 어둠, 고통, 부정적 인식 … 그리고 죽음
2. 자아의 대상화
3. 지친 것들을 구원해 줄 수 있는 자연(自然)

Ⅳ. 그 외의 시
1.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2. 미발표 시

Ⅴ. 나오며

본문내용

썼던 시들도 고쳐서 발표했다. 그는 시만 썼던 것이 아니라, 시집의 구성에 대한 시나리오도 여러 차 례 만들었다. 어깨에 멜 수 있는 그의 검은 가방 속에 들어 있던 푸른색 노트에 항상 시의 배열도를 여러 차례 그렸다. 유고시 집 『입 속의 검은 잎』은 그가 남긴 시집 배열의 원칙을 따랐다. 시집의 목차를 펼쳐보면, 그가 신문기자로 재직중일 때 썼던 시를 한가운데 놓고, 생에 대한 환멸로 가득 찬 ‘안개’가 맨 앞에, 그리고 생에 대한 환상이 남아 있는 ‘10월’ 등의 시가 뒤쪽에 서 있다. 그가 남긴 푸른 노트에는 도입부만 써놓은 시 ‘내 인생의 中世’가 남아 있다. 그는 세상을 뜨기 얼마 전 나에게 첫 시 집 이후의 시작(詩作) 계획을 얘기하면서, ‘내 인생의 中世’가 어쩌면 두 번째 시집의 제목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가 남긴 마지막의 초고는 이렇다.
이제는 그대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지요
너무 오래되어 어슴프레한 이야기
미루나무 숲을 통과하던 새벽을
맑은 연못에 몇 방울 푸른 잉크를 떨어뜨리고
들판에는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나그네가 있었지요
생각이 많은 별들만 남아 있는 공중으로
올라가고 나무들은 얼마나 믿음직스럽던지
내 느린 걸음 때문에 몇 번이나 앞서가다 되돌아오던
착한 개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나그네의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았지요
나는 그 당시 <중앙일보>가 새로 창간한 <중앙경제신문>에 가 있었고, 그는 나 대신 방송평을 쓰다가 편집부로 가 있었다. 그가 세상을 뜨기 전날인 3월 6일, 나는 그와 앉아서 늘 하던 버릇대로 잡담을 늘어놓지 못했다. 그를 보기는 보았으나, 블라인드가 쳐진 창 문 앞에선 내 눈에는 책상에 앉아 무엇인가를 끄적거리던 그의 뒷모습만 포착됐다. 가까이 다가가서 어깨를 툭 치며 농담이라도 걸까 하다가 그냥 지나쳤다. 그것이 나와 그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2. 미발표 시
1) 꽃

靈魂(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
가슴앓는 그대 정원(庭園)에서
그대의
온 밤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
꽃으로 설 것이다.
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짙은 입김으로
그대 가슴을 깁고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두면
선 채로 잠이 들어도 좋을 것이다.
2) 약속
아이는 살았을 때 한 가지 꿈이 있었다.
아무도 그 꿈을 몰랐다.
죽을 때 그는 뜬 눈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별이 졌다고……
3) 이 쓸쓸함은……
누구였을까
直線(직선)의 슬픔같이
짧은 밤 簡易驛(간이역) 號角(호각) 소리같이
한 사나이가 비밀처럼 지나갔다.
상관없는 일이다. 1981년 平凡(평범)한 가을
목 쉰 불빛 몇 점
구겨진 마른 수건처럼 쓸쓸한 얼굴
내가 그를 지나쳤다.
불빛 가운데 새하얀 생선 가시
몇 개로 떠 있는 나무
軍服(군복)의 외로운 角(각)짐.
상관없는 일이다. 1981년 平凡(평범)한 가을
쿵, 쿵, 쿵, 쿵
그런데 누구였을까
외투도 없이 얼핏
쉼표처럼 漠漠(막막)한 이 쓸쓸함은……
Ⅴ. 나오며
지금까지 기형도의 삶과 그의 문학 세계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았다. 사람들은 기형도 시인의 시에는 ‘부정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의 시에서는 밝은 희망이나 낙관의 이미지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형도의 시를 한 마디로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용감하다. 또한 정해진 방향으로 편안하게 그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그에 대한 모독이 될 것이다.
기형도가 죽음의 이미지를 드리우고 있는 것은 허무주의적 도피나 삶의 허무를 추구했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그가 살아온 80년대, 나아가서는 근대의 경직된 삶의 구조가 그러한 어둠을 조성한 것에 대해, 순수하고 정직한 시적 반응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시는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산업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부정과 권태의 시적 방법으로 끊임없이 환기시키려고 한다. 그렇지만 기형도는 그가 살고 있는 산업 자본주의 사회의 패러다임이 쉽게 극복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내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진정한 행복과 평화가 지상에서 성취될 것을 믿지는 않았다. 기형도는 빛과 어둠으로 인해 망가진 세상을 자연 안에서 치유하고자 하였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우리들에게 큰 의미를 주는 시인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처와 삶, 희망과 절망을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하여 ‘문학’이라는 방편을 사용한 시인 기형도. 기형도 시인은 짧은 문단 생활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시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한 원인으로 작용하기는 하였지만, 그의 시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인 문단의 검증을 통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기형도는 비록 이 땅에서 30년도 살지 못한 채, 100여 편의 적은 분량의 시만 남기고 떠나버렸지만, 그의 시 속에 담긴 다양한 의미의 지층들은 오래도록 우리들에게 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자료출처
『기형도 전집 - 시 소설 산문 자료』, 문학과 지성사, 1999
김태형 정의성 엮음, 『현대시의 이해와 감상 1』, 문원각, 2003
신진숙, 「거부된 세계의 책/극장 -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고찰」
하이라이트 자율학습 18종 문학 『현대문학 분석편』 자습서, 지학사
조병춘, 「기형도의 詩 연구」, 한국국어교육학회 『새국어교육』, 2003
정효구, 서평 「죽음이 살다 간 자리」 세계사, 『작가세계』 통권 제2호, 1989. 9
이영섭, 「어둠과 고통의 시학 - 기형도 시 연구」,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1998
임태우, 「죽음을 마주보는 자의 언어 - 『입 속의 검은 잎』의 세계에 대하여」, 세계사, 『작가세계』 통권 제10호
기형도 미발표시 가을 무덤 외 15편,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솔, 1994
*목 차
Ⅰ. 들어가며
Ⅱ. 생애
1. 기형도와 1980년대
2. ‘내가 기억하는 기형도’ - 경기고등학교 교사 정형기
Ⅲ. 시 세계 -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을 중심으로
1. 어둠, 고통, 부정적 인식 … 그리고 죽음
2. 자아의 대상화
3. 지친 것들을 구원해 줄 수 있는 자연(自然)
Ⅳ. 그 외의 시
1.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2. 미발표 시
Ⅴ. 나오며
*자료출처
  • 가격1,900
  • 페이지수21페이지
  • 등록일2007.10.07
  • 저작시기2007.10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3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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