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 과정에만 감정 이입이라는 수단을 사용한다.
배우는 자기 배역의 대사에 대해 이상히 여기며 반대 의견을 표하는 자세로 읽어야 한다. 그는 읽어 내려가는 사건의 진행뿐만 아니라 자기가 체험하는 극중 인물의 태도도 저울질해 가며 그 인물의 특수성을 파악해야 한다. 어떠한 배역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으로 달리 어떻게도 생각할 수 없으며 그 인물의 성격으로서는 그렇게 기대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인물로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해서 배우는 무대에 설 때에는 중요한 장면마다 그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여기서 제시되는 것 이외에도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관객이 느낄 수 있게 지적해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 그가 연기해 보여주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객이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6) 서사극의 주요기법
i)극작술 - “인물의 설정에 있어 냉정한 사고와 계산을 통해 인물을 설정하고 그를 등장시키는 것은 목적 달성에 불필요하며 더 나아가 저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현실 속 인물들이 표명하는 모든 예감, 기대감, 동정심을 우리는 연극에서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놀라움을 제공할 수 있는 덜 다듬어지고 덜 규정된 인간들 말입니다. 이러한 인물들을 대할 때만 여러분들은 참된 생각을 가동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이해관계에 의해 규정된 감정에 이끌려지고 감정을 수반하는 생각, 매우 의식적이며 명료하고 효과적인 생각 말입니다.”
ii)연출 - 연출자의 임무는 어떤 생각이나 비전, 혹은 완전한 장치를 마련해두는 사람이 아니고 그의 임무는 배우들의 생산성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조직하는 일이다. 감독에게 연습이란 이미 머릿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며 감독은 매 상황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는 극 참여자들이 더욱 많은 의문과 의혹, 다양한 관점, 비교, 기억을 갖게 하고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
iii)음악 - 음악을 연극 안에 도입시킴으로써 당시 연극의 관습은 깨어졌다. 연극 상연이 예능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고 음악은 오래 전부터 존재 가치를 잃었던 시적인 연극을 가능하게 했다. 이것은 바로 연극 요소간의 분리에 대한 브레히트에 어울리는 것이다. <서푼짜리 오페라> 공연에서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조명이 바뀌고 오케스트라에 조명이 비추고 배경의 영사막에는 노래의 제목이 비쳐지며 배우들은 노래를 하기 위해 위치를 바꾸었다.
iv)무대설비 - 무대 설비도 완전한 환상을 거부하는 입장을 취한다. 주변 세계는 단지 연극의 외적인 틀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각각의 작품마다 무대 설비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 또한 무대 설비가는 나름대로 자신의 수단을 동원하여 모종의 자유를 누리며 주제에 대하여 입장을 취한다.
v)조명 - 조명 기구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환상을 방해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4. 결론
부르주아 사회의 일원으로 태어난 브레히트는 1차 세계 대전 후에 소외된 도시인들을 보면서 인간사를 더 이상 고전 비극처럼 개인 간의 갈등으로 그릴 수 없게 되었으며, 또 이들 뒤에 존재하는 자본주의 메커니즘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마르크스 주의를 공부하게 된 후로 유물변증법적인 인식론과 정치경제학적인 분석 능력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마르크시즘을 통해 그의 현실 비판은 그 극복을 위한 대안을 찾게 된다.
브레히트는 아리스토텔레스와는 달리 극에서의 이성, 판단, 객관성을 중시했다. 그는 무대에서의 사건이 연극적인 것일 뿐 현실 그 자체일 수 없다고 하였으며 관객이 극중 사건이나 인물 속에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것을 반대 하여 ‘극과의 거리’를 주장했다. 배우들 역시 극중 인물과의 동화작용을 배제, 인물의 모습을 예시하는 행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브레히트 서사극의 목적은 사회비판과 사회의 개혁이다. 사화비판과 개혁을 이룰 수 있는 하나의 예술적인 대안으로서 서사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감정이입을 차단하고 사회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변증법적 개선을 하기 위해, 또한 변증법적 사고를 연습하고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게 하기 위해 생소화 효과를 사용했다. 생소화 효과란 당연하고 잘 알려져 있는 자명한 사실에 대해 놀라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레히트는 궁극적으로 서사극을 통해 생각의 유연성을 키우고, 변증법의 연습 기회를 주고자 했고, 생소화를 통해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게 하고 이를 통해 관객이 비판적으로 사태를 파악할 수 있게 유도했다. 이는 곧 브레히트가 꾀한 목적인 비판적 시각을 갖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변증법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즉. 사고와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역사의 현장을 변경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는 연극을 만들고자 했다.
5. 생각해 볼 문제
1) 문학이 과연 이론에서 출발해도 좋은가?
2) 예술의 순수성과 현실참여성
3) 브레히트의 소외효과가 카타르시스와 과연 대비되어도 좋은가, 오히려 카타르 시스와 소외효과의 유사성은 없는가?
*참고문헌
한국 브레히트학회, 브레히트의 연극세계, 열음사, 2001
이상일, 브레히트의 서사극, 건국대학교 출판부, 1996
송윤섭 외 역, 브레히트의 연극이론, 연극과 인간, 2005
이원양, 브레히트 연구, 두레, 1984
이정준, 논문 ‘연작(連作)드라마로서 교육극 : 그 본질과 내용’
마리안네 케스팅, 서사극 이론, 문예 출판사 1996
*목차
1. 브레히트의 생애 (Bertolt Brecht 1898 ~ 1956)
2. 브레히트의 사상
(1)젊은 브레히트
(2) 마르크스주의와 서사극
(3) 망명기와 만년 동베를린 시대
3. 서사극(Episches Theater)
(1)서사극이란
(2)서사극의 발생
(3) 서사극의 목적
(4) 전통적 희곡 형식(아리스토텔레스적인 극)과의 비교
(5) 소외효과(Verfremdungseffekt)=생소화 효과
(6) 서사극의 주요기법
4. 결론
5. 생각해 볼 문제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