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뭘 잘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셔서 제 마음을 무겁게 하던 아버지.
어쨌거나 너무나 많은 고통과 시련 속에 힘들고 지친 가운데, 자연스럽지 못하고 억지가 많았던 그 곳을 떠나 좀 더 환자의 힘든 육신과 영혼을 어루만져주고 위로해줄 곳이라 희망하는 곳으로 옮겨왔었죠. 저는 너무나 좋았어요. 그렇게 마음이 편안할 수가 없었지요. 병실 문 앞에는 성모님이 지켜주고 계시고, 에어매트가 깔린 폭신한 침대에 편안히 누워계신 아버지, 따뜻하고 자상한 호스피스전담 간호사분들. 언제라도 상담해주시는 수녀님. 그리고 항상 곁에서 도울 일이 뭐 있을까? 대기하시면서 기도해주시고 좋은 말씀 나눠주시는 호스피스자원봉사자님들.
모두가 주님의 은총임을 이젠 압니다. 그분들의 하나하나 손길이 너무나 간절히 고맙고 또 고마웠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이곳에 와서는 대 여섯 개씩이나 되는 링거 병에서 해방되셨습니다. 편안하신지 내내 잠도 잘 주무셨지요. 엄마는 아빠가 그토록 소리 지르면서 고통을 호소하던 모습에서 하루아침에 이곳에서 조용해지신 까닭을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 하셨고 그땐 저도 그것이 조금 의아했지만, 이젠 알겠습니다.
무엇이 자연스러운 것인지를...
자연의 섭리와 받아들여야 할 죽음의 과정들을...
이젠 돌이킬 수 없는,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죽음의 시간이 다가온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했다는 것을. 그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써...
성바오로병원으로 오시고 편안한 상태로 크게 고통 없이 계시다가 6일 만에 아버지는 조용한 새벽에 하느님이 계신 그곳으로 떠나셨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너무 빨리 가셨다고 생각되어 황망스런 마음은 아직도 갖고 있지만, 사실 그것이 아버지로서는 다행이셨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회복될 수 없는 고통에서 해방되신 거니까요...
그토록 고통 속에 신음하시다가, 영원히 고통 없는 천상의 낙원으로 가셨습니다.
어머니와 호스피스간호사 선생님의 손을 잡으신 채로...
저는 그 시간 달려가고 있었지요. 아버지에게로...
너무 늦었고, 비록 제 얼굴 앞에서 떠나시지 못했지만, 저는 압니다.
아빠는 편안히 주님의 나라로 가셨다고...
돌이켜보면 아버께선 저희들에게 해주신게 너무 많습니다.
아프시기 전에는 조금은 위엄 있으시고, 조금은 쌀쌀하시기까지 하셨던 분이셨지만, 당신이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리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아시곤, 눈물을 흘리시며 저희들에게 참회를 하셨습니다. 미안하다고... 당신이 얼마나 독선적이었는지를 알았고, 이젠 용서해달라고, 그리고 시간을 다시 되돌려서 살수만 있다면 사랑을 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현실을 몸부림치시면서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아빠. 제가 그렇게 살게요.
독선적이지 않고 다정하게, 사랑으로써... 용서를 구하면서 살게요.
주님 안에서요. 전 이제 주님을 떠나서는 삶을 생각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저 혼자 힘으론 제가 변화될 수 없어요. 아집과 독선이 가득 찬 채로, 세상의 사랑을 알 수 없어요. 오로지 하느님 앞에서, 저희 대신 고통을 짊어지시고 가시면서 깨닫게 해주신 예수님. 사랑하면서 살아가길 일러주신 주님.
바로 아버지의 요 몇 달 간 죽음 앞에서 당신을 희생하시면서 보여주신 사랑,바로 그것입니다
ⅩⅠ. 결 론
현대사회에서 호스피스는 그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질병구조의 변화와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말기환자의 증가 때문이다. 둘째,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는 등 생활양식이 변화하여 말기환자의 케어가 사회화될 필요성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셋째, 말기환자에게 인간다운 죽음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말기환자의 의학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고 의료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서 완화의료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호스피스를 대상으로 하는 말기환자 중 대다수는 말기암 환자들이다. 현재 말기암 환자들은 치료중심의 의료의 관심에서 벗어나 무원칙적이고 낭비적인 의료이용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다수의 말기암 환자들은 3차 진료기관 입원의 이유 중 60%는 3차 진료기관에 입원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대안적인 케어시설 수용 가능한 이유이다. 또한 3차진료 기관에 입원하는 경우에도 환자들은 만족스런 케어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까지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일부 프로그램들은 호스피스 수가라는 것이 없이 시혜적인 성격 또는 일반의료 보험수가로 처리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의 한계로 운영이 제한적이며 체계화된 서비스로 정착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재원조달 방향의 모색은 호스피스 프로그램 정착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이를 위해서는 의료보험 급여 대상에 호스피스 서비스를 포함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한다.
호스피스의 요구가 이 시대의 사회적인 요구로 호스피스가 어떤 건물도 기관도 아닌 하나의 개념이며, 사회적 운동으로 이 사회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적 요구가 모든 국민을 위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국가와 사회 모든 기관의 도움과 모든 사람들의 호스피스에 대한 이해력 증진 등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정부의 경제적 제도적인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 호스피스에 대한 현황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실정에 적합한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개발 되어야할 것이다.
특히 구미에서 발달해온 호스피스는 기독교사상을 바탕으로 기독교계 의료시설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문화적, 종교적, 사회적 전통이 틀린 우리나라에서는 서구식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그대로 도입하기보다는 우리문화가 주체가 되어 수용될 수 있는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연구 모색하여야 해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류종훈, 호스피스케어 실천론, 은혜출판사, 2006
rlaqnsgks, 호스피스 교육, 퍼시픽출판사, 2007
이종석, 죽음과 호스피스 케어, 이레닷컴, 2004
가톨릭대학교호스피스교육연구소, 호스피스 완화간호, 군자출판사, 2006
호스피스전문간호사교육기관협의회, 호스피스 전문간호사 실습교육지침서, 정담미디어,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