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선호할 때, 그는 분명히 감각적인 쾌락보다는 주거라는 유용성의 가치를 선호하는 데서 도덕적 선을 실현하게 된다. 이 경우에 가족의 복지라는 보다 높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사물들을 인격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아무런 잘못 없이 선과 악은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선과 악은 도덕적으로 존재하는 인격의 일시적인 범주이다. 예를 들어 뒷마당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 아이가 자발적으로 데이지 꽃을 집어 들고 엄마에게 가져가서 “엄마를 위해 여기 데이지 꽃을 드립니다”라고 말하는 경우에 여기서 선한행동의 출발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엄마에게 사랑의 가치를 자발적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 이것은 결코 어떤 구체적인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선한 행동을 보여준 경우는 아니다. 그 아이는 ‘선’을 의욕한 것이 아니고 단지 데이지 꽃을 집어 들어 엄마에게 가져갔을 뿐이다. 데이지 꽃을 집어든 순간, 그 아이는 한 행위를 가능케 해 주는 그의 ‘생동감 있는 도덕적 성질’로부터 행동한 것이다. 여기서 아이의 선함은 자발적으로 데이지 꽃과 엄마를 선호한 것 이후에 나온다. 아이의 마음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선호는 이성이나 의지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 말하자면 선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것에 부착된 것이다. 즉 선은 보다 높은 가치를 정서적으로 선호하는 의욕 이전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선은 긍정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 이후에 나오는 것이므로, 실현된 긍정적인 가치는 엄마에 대한 사랑이다. 이것은 도덕과 무관한 가치가 아니라 자기 가치라는 도덕적 가치이다. 그러므로 선은 도덕과 무관한 가치가 실현될 때 발생할 뿐만 아니라 실현된 가치가 인격 가치일 때도 발생한다. 진교훈 외 공저, 앞의 책, p. 160~163
Ⅲ. 결 론
지금까지 인격주의 윤리학과 셸러의 윤리학에서 인격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봤다. 인격주의 윤리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윤리학을 전개해온 셸러는 서양 현대철학의 한 획을 그은 유능한 인물이었다.
셸러의 윤리학은 크게 두문제 즉 ‘가치’와 ‘인격’이란 문제로 구성되어 있음을 본문을 통해 살펴봤다. 인간이 삶을 살아간다는 것, 즉 윤리적 인간이 된다는 것은 항상 가치를 추구하는 일종의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은 정신이지만 일종의 그 ‘정신작용’은 신처럼 완전하게 사용할 수는 없다. 정도의 차이를 지니면서 각자 나름대로의 정신활동을 한다. 이 그들 나름대로의 정신활동이라는 것은 그들이 정신작용을 하는 가운데 서서히 갖추어진 정신적 성향의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이것의 주체는 ‘인격’에 의해서 스스로 정의되어 그의 삶, 더 나아가 그의 윤리적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셸러의 인격주의 윤리학을 요약해보면 첫째, 인격은 후천적 정신작용 중에 형성되어지며 이렇게 형성된 인격은 자기주도적인 삶과 도덕윤리적인 삶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인격은 활동들의 내용이나 대상이 아니라 활동의 통합체이며 그 활동은 플라톤의 이데아의 세계와 칸트의 선험적 자아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상적 지속성을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셋째, 도덕윤리적인 생활에 있어서 인격의 전형(典型)은 모든 인간들에게 모범과 이상이 되며 이러한 인격의 전형은 모든 규범과 도덕법칙을 조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셸러의 윤리학에서 인격은 도덕규범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전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봤을 때 그의 윤리학은 결국 인격이 잘 형성되면 더 나은 삶을 살고 도덕윤리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윤리학의 중심개념은 인격이고, 인격의 중심은 바로 셸러가 말한 정서적 지향단계의 최고점인 ‘사랑’이다. 이런 사랑은 자신의 인격을 성숙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인격도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인격주의 윤리학은 개인 및 집단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 큰 교훈을 주고 있다. 도덕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이는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다. 즉, 가정이나 학교, 사회교육 전반에서 인격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정확히 인식시키고 이러한 ‘인격’에 관한 수양을 끊임없이 강조하여 이기주의나 인간성 상실 등의 폐해가 나타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각 개인은 자신에게 요구되는 겸손과 사랑, 인격존중, 웃어른 공경 등을 끊임없이 실천하여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참되고 바른 인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학교에서는 이런 측면에서 도덕교육(인성교육)을 더더욱 강화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하고 결과 중심적 사고와 개인 및 집단이기주의, 물질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를 알고 올바른 인격형성을 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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