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단계에서 함수는 개체의 범위를 정하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일차원(first-order)의 범위를 정하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이차원(second-order)의 범위를 정하게 된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그 함수를 만족시키는 대상들은 하나의 유형을 구성하며, 하나의 유형의 대상에 관한 법칙은 다른 유형의 대상에 의미있게 적용될 수 없다. 즉, 단순 유형이론에서는 명제의 차원은 나눌 수 있으나, 속성은 부여할 수 없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때로 하나의 논리적 유형의 대상들로 구성된 모든 집합들에 관한 명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때에 주어진 대상의 함수들이 같은 유형에 속하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x는 장군이다”라는 명제와 “x는 위대한 장군의 모든 특성을 가졌다”라는 명제는 동일한 중요성의 영역을 가지고 있어, 이순신이라는 한 대상을 이 두 가지 다른 유형의 함수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러셀은 후자의 명제에서 그 자체가 특성이 될 수 있으므로 비논리적인 총체일 뿐이고, 이것은 각 유형 안에서 차원의 다름을 구별해야만 없앨 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후자는 전자보다 상위 차원에 있어야 하고, 그 자체가 특성이 아니어야 한다는 분지유형이론을 제시하게 된다. 이 이론은 논리적 이율배반을 피하는 데 본질적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유형들의 계층구조는 분지이론으로 인해 더욱 분지해지게 되어 러셀은 이 문제를 환원공리(axiom of reducibility)로 극복하려고 하였다. 환원 공리란 같은 대상에 의해 만족되는 두 함수는 형식적으로 같은 값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분지 유형 이론은 많은 비판을 받게 되고 러셀 자신도 이 이론과 환원공리의 실패를 인정하고 유형 이론 자체가 무질서하고 완성되지 않은 것이라 했지만, 유형이론은 형식논리학의 영역 이외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Ⅲ.결론
러셀의 유형 이론은 그 중요성을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설명되어질 수 있다. 즉, 수학적, 논리적 관점, 언어 의미론적 관점, 존재론적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중요성이 다르게 부각될 수 있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후자의 2가지 관점이다.
첫째, 언어 의미론적 관점과 관련시켜 러셀의 유형 이론을 본다면 이는 문장이 의미있을 조건 중 가장 최소한의 조건을 요구하는 이론이다. 어떤 문장이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 참과 거짓의 진리 중 하나를 수반해야 하며 그 최소한의 규준으로서 문장의 주어와 술어는 맞는 유형들로 짝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형 이론은 문장이 의미있을 수 있는 최소의 요건이 되는 것이다.
둘째, 러셀의 존재론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 중 하나는 자연 언어를 명료화함으로서 존재의 체계가 드러난다는 것으로서 존재 체계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는 언어적 구조(liguistic structure)가 존재론적 구조(ontological structure)와 일치하여야 한다는 그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즉, 다른 언어적 단계에 속하는 것은 결국 다른 존재론적 단계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러셀은 자신의 이론을 논리적, 존재론적 맥락으로 적용범위를 넓혔으며, 논리적, 의미론적 역설들을 모두 제거하고자 하는 부분에서부터 그의 유형 이론을 전개시켰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현대 분석 철학, M.K. 뮤니츠, 박영태 역, 서광사, p119~257, 285~301
그림으로 이해하는 현대 사상, 발리스 듀스(Valix Deux), 개마고원, p.103~106
러셀의 논리적 분석의 방법, 김예숙, p.4~12
러셀의 유형 이론(Russell's Theory of Types), 오은영(서강대 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