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 않으면 국내제조업이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업계의 핵심부품·소재의 국산화 및 차세대 부품·소재의 개발, 특히 핵심부품과 소재의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빠른 시일 내에 차세대 수출유망 부품·소재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일곱째, 부품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에 대응한 전문화 및 대형화가 필요하다. 국내 부품산업은 기업규모가 영세해 자금조달 및 전문생산체제 구축이나 연구개발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관련기업 대형화를 위해 투자펀드를 확대하고 제조전문회사 육성책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의 추격을 고려하여 중국제품과의 차별화 및 고급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여덟째, 산업공동화에 따른 부작용의 최소화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로의 생산시설 이전은 생산뿐만 아니라 기술공동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관련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업종이라면 구조조정 차원에서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은 불가피하다. 산업공동화의 대책은 생산시설의 중국이전 저지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고부가 산업의 육성 등 적극적인 산업 정책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홉째,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출구조 구축을 위한 수출품목 및 시장의 다변화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부품·소재 수출중 상위 3대 품목비중은 61.4%로 중국(60.0%), 일본(53.0%)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한중일 최대 수출품목인 전자부품의 경우 한국이 33.9%로 중국(25%)과 일본(24.6%)에 비해 크게 높다. 이 같은 편중현상이 심해지면 특정품목이나 시장의 경기 변동 및 외국의 통상압력에 따라 전체 수준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이 시급히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문제점을 감안하면 잠재성이 큰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BRICs 진출 확대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 현지의 생산비 상승에 대비하여 베트남 등 중국 인접국에 부품, 완제품 등의 공급 기지를 확보하는 등 과도한 중국의존도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현지기업의 경우도 내수와 수출의 균형을 중시한 생산·판매체제의 구축 등을 통해 장래 발생할 리스크의 분산을 도모해 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Ⅸ. 요약 및 결론
향후 개혁정책의 올바른 방향은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실주의, 정경유착, 도덕적 해이, 비생산적 지대추구, 부패, 승복하지 않는 패자의 양산 등 부작용이 그렇게 많았던 박정희식 관치차별화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차별화의 중요성은 바로 시장의 기능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다. 시장이란 바로 잘하는 기업과 못하는 기업을 차별화하는 장치이며, 시장경제의 발전은 바로 이러한 차별화가 보다 철저히 이루어짐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관치에 의한 차별화도 평등화도 아닌, “시장에 의한 차별화”의 길임이 분명해진다.
시장차별화 패러다임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헌법 제9장의 경제장(章) 중에, 경제기본질서를 규정한 제119조에서 경제민주화 개념을 털어내고 무소불위의 정부개입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조항들을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공정거래법상의 경제력집중억제규제를 철폐하고, 경쟁정책을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와 동시에 시장제도의 개혁을 통해 소비자, 주주, 채권자 등 시장참여자들의 힘을 키워 나감으로써 정부대신 시장이 잘하는 기업을 차별화하도록 해 나가야 한다. 은행의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은행부문에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기업에 대한 채권자로서의 은행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주주 및 투자자의 권리를 보강하여 주식시장의 기업감시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 나아가 경쟁기업들의 출현을 촉진시킴으로써 기업들에게 경쟁압력을 높여 궁극적으로 잘하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기능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개혁조치들을 통해 채권자, 주주, 투자자, 소비자들이 잘하는 기업과 못하는 기업을 차별화하는 주체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모든 기업들을 다 같이 안고 가려하지 말고 시장에서 판별되는 잘하는 기업들과 같이 가겠다는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가야 한다. 잘하는 기업들이 앞장서고 상대적으로 못하는 기업들이 뒤따라 종적구조로 추월경쟁을 벌이면서 발전하는 것이 시장경제의 원리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결국 그 동안 기업현장, 금융현장, 노동현장, 교육현장 등 사회 곳곳에 만연된 평등주의 함정이 우리경제 성장의 정체를 초래하는 요인임을 직시하여야 하며, 앞으로 열심히 잘하는 사람이 더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어 냄으로써만 1인당 GDP 2만불 고지를 넘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진정한 역할은 국민정서가 어떠하든 잘하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경제주체를 더더욱 밀어줄 수 있는 시장제도를 만들어 내는데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시장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작업이 시장경제발전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대단히 중요한 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결코 잘하는 경제주체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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