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실태조사』에서도 금년도 경제를 낙관하는 견해가 노사 모두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호전되면 노사간의 분배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 왔다. 그러나 금년도 노사관계에 관한 노사의 전망은 그리 비관적이 아니다. 분배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줄어드는 추세에 기인된 것으로 보여진다. 금년도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전망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응답이 노사의 절반을 넘어서지만 지난 2년간의 실태조사 결과에 비해서는 상당히 낙관적으로 나타난다. 노사관계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소속사업장에 대한 노사관계 전망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비교적 노사관계가 안정적이었던 지난해에 비해서도 노사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0% 내외에 그치고 있는 반면에 1/4이 넘는 사업장의 노사는 지난해보다 노사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응답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노사관계가 안정화되어 가는 기조가 금년도에도 대체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노사분규의 빈도가 줄어든다고 하여 노사갈등으로 인한 경제사회적인 충격이 그 만큼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부문을 비롯하여 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둘러싼 대단위 노사갈등의 분출이 노사관계를 어렵게 할 여지는 적지 않다. 최근 공공부문의 노사갈등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크게 하고 있다. 또한 각급 선거와 월드컵 등의 정치사회적인 여건도 노사갈등으로 인한 파장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노사관계의 쟁점 중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조정 등을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꼽고 있다. 이는 기업단위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임금문제라고 지적한 것과 비교된다. 구조조정에 의한 노사간의 갈등이 대규모의 첨예한 노사분규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임금문제는 여전히 기업단위 노사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기업별 교섭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매년의 임금조정에 기업단위 노사가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기업단위 노사관계가 분배를 둘러싼 대립적 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구조적인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고용조정과 배치전환 등의 구조조정은 기업단위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노사가 중요한 1, 2순위의 쟁점에 포함시키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근로시간의 단축은 금년도에 특히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였다. 임금제도의 개편도 기업단위 노사관계에서 중요한 쟁점의 하나로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어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서 노사 공히 노사 불신과 성숙하지 못한 노사관계 인식을 지적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노사간의 신뢰기반을 넓히고 노사관계 인식을 선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조사대상기업의 협약임금인상률(임금총액기준)은 7.6%로서 노동부가 집계한 100인 이상 사업체의 협약임금인상률 6.0%(전산업), 6.4%(제조업) 보다 각각 1.6% 포인트와 1.2%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을 표본으로 한 데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규모별로 보면 299인 이하 사업장의 임금인상률이 7.4%로서 평균보다 낮다. 인상액은 물론 인상률을 기준으로 하여도 기업규모별 임금격차가 완화되는 추세는 보이지 않는다. 협약임금인상률은 사용자측은 6.2%, 노조측은 8.2%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용자측과 노조측을 단순 평균하면 7.2%가 되어 낙관적인 경제전망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기업의 지난해 협약임금인상률 7.6%보다도 다소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산업의 금년도 협약임금인상률은 노동부가 집계한 협약인상률 6.0% 수준을 크게 상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 결론
노사간에 계속적 관계가 지속되는 노사협상은 당장의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호의적 감정과 신뢰의 증진 등 상호관계 성과의 증진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상호관계가 증진되어야 노사신뢰가 증진되고 정보교환이 활성화되어 결국 차기 협상시에도 커뮤니케이션의 개방성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흔히 협조적 노사관계를 \"어용노조\"등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의 협상성과 증대와 노사공영체제의 구축은 협조적 노사관계에서 가능하다. 아울러 협상과정은 비공개로 할수록 협상성과가 증대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노조 변천사를 살펴볼 때 1987년의 노동법 전면개정 이전에는 노조운영이 비민주적이고 투명성이 낮았다는 비난이 많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6.29 선언 이후 급증한 \"민주노조\" 시절부터는 노사협상에 있어서도 협상장소에 조합원의 참관, 협의내용의 즉시 홍보, 협상과정의 녹음, Video 촬영 등 협상과정의 공개가 노조측 협상자의 주요 요구가 되었다. 협상자를 창 밖에서 쳐다보고 있는 경우에 협상자는 보다 위협적이고 강경하며 배분적 협상행위를 한다는 연구(Carnevale et al, 1979)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관찰 뿐 아니라 협상장소, 잠정 협의내용의 공개수준 등 현실의 협상에서 다툼이 되는 측면을 충실히 반영한 \"협상과정의 공개도\"를 선행요인으로 사용하여 협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였다. 측정 결과 협상과정의 공개도는 협상성과에 뚜렷한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실증적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발견은 협상과정을 공개할수록 바람직하다는 노동계의 인식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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