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범위의 매체정책을 언급하고 있다. 더구나 문화관광부는 방송위원회와 합의하기로 되어 있는 채널 공정경쟁관련 시행령 개정과 외주제작관련 법규들을 제외하고는 매체정책 자체가 전무하다. 더 큰 문제점은 그나마 앞에서 언급된 법제관련 정책들이 하나도 개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재정경제부, 문화관광부, 산업자원부, 방송위원회 4개 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문화산업 발전방안>에서 제시된 비추얼광고 허용 국산애니메이션 쿼터제 대기업 및 외국인 출자 제한 완화 외주제작 편성비율 확대고시 등은 아직도 개정되지 않고 있다. 반면에 문화산업을 중소기업기본법으로 인정하는 중소기업 시행령 및 문화산업분야 세제 및 금융지원 확대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과 같은 방송법과 무관한 법규정은 개정완료되었다. 이는 방송정책과 방송영상산업진흥 정책이 연계되어야 한다는 문제 뿐만 아니라 두 기관에 분산되어 있는 방송법관련 조항이 정책추진을 더디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5. 본질적인 방송제도 개선 미흡
우리나라의 방송영상산업을 위축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지상파방송의 독점구조라 하겠다. 즉, 프로그램 재활용 및 창구효과에 대한 절박성이 별로없는 지상파방송사의 존재는 공공방송은 물론이고 영상산업적 성격을 가진 유료방송들의 정책과 성장을 억압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방송영상프로그램 유통시장만 억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유통마인드 자체를 소멸시키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공영적 지상파방송의 공공논리는 매체정책에 항상 개입되어 모든 방송정책이 공익논리와 산업논리가 뒤얽혀 혼선을 빚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철저히 산업적 논리에 의해 운영되어야 할 뉴미디어 영역까지 지상파방송의 공공논리에 의해 혼선을 빚고 있다. 이러한 본질적인 방송제도 개선에 대한 정책적 논의는 방송영상산업 육성책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Ⅹ. 결론
미디어융합 시대에 방송환경의 변화는 디지털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한 매체와 채널의 급속한 증가, 매체 시장의 장벽 철폐, 그리고 복합적이고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 여러 가지 혁명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특히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과거 지상파방송 중심의 환경에서는 전파의 희소성과 공공성으로 인하여 제한된 매체와 채널이 중요한 영역으로 간주되었지만, 최근에는 방송영역이 확장되면서 방송개념도 변화되었다. 즉, 몇 년 전만 해도 방송과 통신이 서로 다른 분야로 인식되었는데, 비교적 넓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며 단방향으로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무료서비스 미디어가 방송으로, 비교적 협소한 주파수대역을 사용하여 쌍방향을 의미하는 유료서비스 미디어가 통신으로 통용되어왔다. 방송은 문화매체로서 문화정책의 대상이 되었으며, 통신은 자연 독점적 시장구조를 가진 매체로서 산업정책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인해 여러 가지 형태의 콘텐츠들이 방송과 통신구별 없이 제작 유통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로 전환되면서 방송과 통신 및 융합서비스들의 사회문화적 또는 언론기능들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제는 매체와 채널보다는 콘텐츠가 더욱 중요한 분야로 간주되고 있다.
방송통신융합시대에 있어서의 방송은 다매체와 다채널화로 서비스의 다양화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복합서비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송통신융합은 기술융합(네트워크 등)으로 출발하여 매체 간 융합과 그로 인한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아가서는 수용자의 욕구에 맞추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의 총체적인 통합을 의미하고 있다(Dowling, Leichner & Thieman, 1998). 따라서 방송통신융합은 기존의 미디어를 비롯한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데이터 방송, IP-TV 등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여러 가지 정보유형의 동시적, 복합적 결합을 통한 콘텐츠의 다양화 뿐 아니라 수용자 역할에 있어서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방송영상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이로 인한 산업구조의 확대는 과거 독과점을 누리며 제한된 전파로 운영되던 지상파방송의 환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이점을 보이고 있어 작금의 정부정책이나 규정 등에 의해 새로운 방송영상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에는 미흡하다. 따라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 산업의 거대화, 글로벌화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책과 제도에 있어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어지고 있다. 즉, 디지털 시대에 보편화되고 있는 신규 방송영상서비스의 규범 근거를 새로이 마련하는 한편, 방송과 통신의 융합 현상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경계 영역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송영상산업정책의 방향과 원칙에 대하여 체계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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