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다르지 않으며, 재화의 가치나 교환비율은 항상 변동하고 있다. 노동의 투하량이 달라지고 재화의 효용이나 교환가치도 매일같이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역시 동태적인 현실에 발맞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사회주의나 자본주의의 정태적 가치론으로는 경제현상을 포착하지도 못하고 해명할 수도 없다. 서로 차원이 다른 세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그린 파리채로는 날아가는 파리를 잡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기에서 날아가는 파리는 3차원의 경제현실이고, 그림으로 그린 파리채는 2차원의 정태적 가치론이다. 따라서 차원이 다른 세계의 존재는 서로 조우하지 않는다는 원리가 여기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로써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 이념은 그 과학적 기초인 각각의 가치론으로부터 모두 허물어지고 말았다고 해야 한다.
조금 어려운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이해가 되었으면 좋고 이해가 미처 되지 못했더라도 그만이다. 그저, 사회주의니 자본주의니 하는 것은 경제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관념적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만 받아들이면 되겠다. 이념은 하나의 정치지배구조를 확고하게 하기 위한 선동수단일 따름이다.
학문적으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몇마디 더 추가해둘 문제가 있다. 일반인들은 건너 뛰어도 상관없는 어려운 내용이므로, 그냥 눈으로만 읽고 지나쳐도 상관없다. 굳이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존 경제학이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구나 라는 생각만 들어도 충분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새로운 개념의 가치론에 관한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 세계에서는 저울이 무게의 척도이다. 그러나 움직이는 세계에서는 운동에너지를 따져야 한다. 따라서 노동이든 효용이든 또는 교환가치이든, 이것들로서는 동태적인 경제현실을 포착할 수도 없고 해명할 수는 더더욱 없다. 노동이나 효용이나 교환가치는 정태적인 척도이기 때문이다. 동태적인 세계에서는 그것에 걸맞는 새로운 가치론이 필요하다. 이런 가치론은 일방적인 시각의 정태적인 개념이 아닌, 순환적 시각에서 바라본 운동에너지의 개념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
체제에 대한 시각도 교정되어야 한다. 시장이나 자본이 어디 자본주의 체제의 전유물이던가? 시장이나 자본은 자본주의가 성립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해왔다. 인류역사가 활자로 기록되기 전에도 시장은 존재했었고 도구도 존재했었다. 그런데 시장과 자본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또한 정부라는 것도 자본주의가 성립하기 전부터 존재해왔다. 시장과 함께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이 정부이다. 그런데 어떻게 시장에만 맡기라는 말이 있을 수 있는가! 이러한 도그마는 인간이 자연의 섭리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짓에 불과하다.
정리하자면, 이념을 과학적으로 해체해보겠다는 생각이 새로운 가치론의 필요성을 불러왔고, 순환의 시각에서 바라본 운동에너지 개념이라는 가치론이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낳게 하였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소위 [21세기 경제학]이다. 이것이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지닌 경제학인가는 앞으로 차츰차츰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