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어보니, 아큐정전을 읽으면서 느꼈던 루쉰의 사상과 생각이 루쉰의 삶과 중국의 시대적 상황으로 부터 나온 것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루쉰 사후에 그의 문학과 사상은 높이 평가되었다. 1910, 20년대에 형식적으로나마 국민당이 중국을 통일한 후부터 정치적 통제가 더욱더 심화되었고, 당 중앙이 국가 위에 군림하면서 당정이 분리되지 않았으며, 군대에서 모든 군중 단체에 이르게까지 완전히 당의 어용기구가 되었다. 국민당의 정치적 권력이 막강해진 이러한 상황에서 루쉰은 생존 당시 국민당을 매우 통렬하게 비판했다. 그러한 까닭에 1949년 집권한 중국 공산당은 그를 최고 지식인으로 치부했다. 그렇다면 공산당 집권 후에도 루쉰은 권력을 향해 통렬한 비판을 할 수 있었을까.
반우파 투쟁 시기, 뤄지난은 마오쩌둥에게 "만약 루쉰이 살아 있다면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라며 물었다. 마오쩌둥은 이 질문에 대해 "내 생각으로는 감옥에 갇혀 글을 쓰고 있거나, 아니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아무 소리도 않고 가만히 있었을 것 같소"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의 대답으로 보아, 당시의 주석으로서 국가 최고의 지도자인 마오쩌둥 조차도 어쩌면 루쉰의 존재감에 부담감을 느꼈을 지도 모르리라 생각된다.
현재까지도 루쉰은 위대한 문학가이자, 위대한 혁명가로 평가받고 있다. 위대한 루쉰의 아들로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루쉰의 아들 저우하이잉. 그를 통해 바라본 중국의 현대사는 개혁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거대한 물결을 타고 자라난 어제의 중국이 있었기에 오늘 날의 중국이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