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게 평가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남북간 교류 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중요하며 북한에 대한 직, 간접적 지원을 통한 경제부흥을 북돋고 상생함으로써 통일을 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3. 연방제통일론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중심으로 한 남북한의 연방제 통일론은 남북이 동등한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새로운 중앙연방정부와 지방자치정부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통일연방국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연방제 통일론은 남한과 북한 당국이 서로 외교권과 군사권을 균등하게 가지며 지방자치정부에게는 지방자치권을 보장한다. 대외적 권한(외교권, 군사권)을 남북한 당국이 서로 균등하게 가진 상황에서 통일된 중앙연방정부를 창출, 수립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 남한과 북한이 심한 적대관계에 있다면, 중앙연방정부의 창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남북간의 관계가 정치적 화해와 긴장완화를 통해 비적대적 관계로 전환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한 전략적 환경과 안팎이 조건을 만들어가야 한다. 중앙연방정부의 권능을 처음부터 높은 수준에서 강력하게 규정할 수 없다. 처음에는 남한과 북한의 두 지방자치정부가 대외적 권한의 일정부분을 종전대로 각각 유지,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점진적·단계적으로 중앙연방정부에 권능을 넘겨주는 방식을 취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연방제 통일의 초급단계에서 연방중앙정부의 권능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따라서 연방국가적 성격보다는 국가연합적 성격이 더 강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대해 일부에서는 기존의 북한의 고려연방제에 다름 아니라고 하고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국가연합형태에 접근한 것이 아니냐 하는 논란이 있다. 연방제란 용어의 원칙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되면 일부의 주장과 같이 하나의 주권국가를 의미하게 되어 북한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헌법의 핵심적 질서로 하는 우리나라의 헌법질서를 위반하게 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서 연방정부는 외교권과 군사권을 지방에 넘겨준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더 이상 본래 형태의 연방제라 할 수 없다. 이것은 국가연합의 형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6.15공동선언으로 남북한은 통일방안을 절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화해협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화해협력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추상적 내용으로 북한의 경우 이 화해협력에 군축, 외국군사력문제 해결 등의 정치군사적 내용들을 담아 주장할 수도 있고 남한측의 경우 불특정수준의 인적교류, 경제교류 등을 주 내용으로 제한할 수도 있다. 즉 남북한은 화해협력 단계설정에 서로 합의한 수준과 방식의 구체적 내용을 담지 않아, 통일방안 또는 통일경로 단계설정에 모호성을 안겨주었다.
북한정부는 통일국가의 전 단계로 남북연합형식의 느슨한 국가통합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통일국가의 모습으로 연방제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북한은 그 전제들로서 북한의 대외 경제·외교관계 정상화, 즉 교차승인을 전제한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문제와 군축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에 남한정부는 통일국가의 전 단계로서 국가연합을, 통일국가의 궁극적 형태로는 일원적 국가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그것을 가능케 할 전제조건들에 대해서는 인적, 물적교류(와 함께 북한측의 거의 일방적인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설정하고 있다. 북한의 통일방안론은 그들이 꾸준히 제기해온 정치협상안과 군축안 등 정치군사적 제안들을 한편으로 하고 통일국가상으로서의 연방제안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이중구조의 성격을 띠어왔다. 한국정부의 통일방안은 인적, 물적교류를 주 내용으로 하는 의미의 주로 비군사적, 비정치적 내용의 화해협력이라는 개념을 맨 앞머리에 높으면서 통일경로를 제시하고 궁극적으로 총선거를 통한 일원적 국가를 염두에 둔 통일국가상을 제시해 왔다.
Ⅶ. 결론
지난 6.15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남북한 자체 내의 변화, 그리고 동북아 국제질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남북관계는 냉전시대의 상호 적대적 의존관계에서 상호 호혜적 의존관계로 그 틀이 전환되고 있고, 그 후속 조치들인 남북한 이산가족상봉이나 남북한 장관급회담, 경제협력관련 회담, 군사관련 회담 등이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남북한 자체 내의 변화라 만만치 않다. 남한은 북한을 공식 문서상에서는 아직도 적대국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상에서는 이미 동반자의 관계로 인식, 실천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표현은 교육, 언론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점은 북한도 마찬가지다. 지난날 괴뢰정부라는 표현이 북한 언론에서 사라졌고, 대남 비난 방송도 중지되었다. 냉전시대의 혁명전략에서 체제 생존 전략적 차원의 공존형 모델로 전환된 징후들이 뚜렷하다. 심지어 북한의 지도부가 북한체제의 개방을 위한 제반 조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의 변화도 아주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전, 김정일의 중국방문과 이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 서방 EU회원국 중 7개 국가(2000년 12월 기준)가 북한과 국교를 수립했거나 그 의사를 천명한 상태다. 북·미, 북·일 관계가 긍정적인 개선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처럼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국제질서의 틀이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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