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것도 그였으며,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미국 영화와 경쟁하기 위해 표현주의 회화기법을 영화에 끌어들인 것도 그의 결정이었다. 포머의 그런 결정은 이 영화를 해석하는데 흥미 있는 변수가 된다. 원래 각본의 의도는 개인이 폭정적 권력을 등에 업고 자유를 남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완성된 영화는 폭정적 권력이 어쩌면 개인들에게 유익할지도 모른다고 시사한다. 이는 당시 독일인들의 의식 저편에 있는 불안과 공포심을 암시한 것이며, 칼리가리라는 인물을 통해서 히틀러의 등극을 예시했다는, 이 영화의 의미를 명확히 해준다.
영화로 재현된 표현주의 사상은 당시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오지는 못했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이 제작될 당시에 표현주의는 사회내에 만연된 유행처럼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20년대 이 영화가 처음 등장하면서 후속적으로 이어졌던 표현주의 영화들은 세계영화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으며, 영화의 예술적 양태에 대한 비평가들 논의의 폭을 확대시켰다. 그리고, 당시 세계영화를 이끌었던 미국 헐리우드 영화에도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는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면, 카메라 테크닉, 조명, 무대장치, 연기, 대본 구성 등 수법상의 혁신을 가져왔던 것이다. 특히 시각적인 이야기의 전환이라는 방식은 표현주의가 미국영화계에 끼친 가장 큰 업적이었다. 세계 영화사에서 '칼리가리즘'으로 불리면서 오늘의 필름 누아르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 바로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이다
출처: http://borisu.dongguk.ac.kr/%7Edg20313594/center3-6.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