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정치의 꽃을 활짝 피우게 되었다. 제 15대 대통령선거는 한국정치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중요한 선거였다. 즉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공명선거였고, 방송매체가 활기를 띄었고, TV의 위력을 과시한 선거이며, 선거비용이 비교적 적게 사용된 선거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이번 대선에서 본격적으로 실시된 TV 토론과 TV 정치광고는 미디어정치 시대를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체감할 수 있게 해주었다. 지난 신한국당 경선 시점에 있었던 TV토론이 무명의 이인제 후보를 일약 대중적인 정치인으로 만든 것은, 참신한 정치 신인이 정당이나 조직의 힘을 얻지 않고서도 대중적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서구 민주국가의 미디어 정치를 이끌어 가는 세 요소는 정치광고, 선거방송, 텔레비전 토론을 들 수 있다. 우리의 선거과정도 15대 대선을 기점으로 옥외집회가 극히 제한됨으로써 이제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정치인들이 유권자와의 관계를 맺게 되는 본격적인 “미디어크라시” 혹은 “텔리폴리틱스”의 시대를 맞고 있으며, 정치인은 누가 미디어를 더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당선이 좌우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이러한 미디어정치는 천문학적 비용과 지역 연고에 의존하는 세몰이식 청중동원방식에 비해 저비용고효율의 정치를 가능케 하여 정경유착과 인맥주의 정치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정치실명제의 실현으로 밀실정치와 음모정치를 방지케하며, 다양한 정치현상들의 전달을 통하여 정치활성화를 이룩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선거공영제, TV토론과 정치광고에 대한 논의 등은 우리나라 선거 문화 수준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것으로,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지목 받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정치는 일반 국민을 정치에 대하여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시킬 수 있고, 미디어의 속성인 대중성으로 인해 미디어가 전해주는 정치정보의 피상화를 초래하여 국민들의 정치의식수준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특히 텔리폴리틱스 시대에 정당간의 이념이나 정책적 차별성이 희미해지면서 후보자 자신이 중요해지고, 전달하는 메시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TV의 영상 이미지에 잘 어울리고, 그것을 잘 이용하는 후보가 선거에 이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TV는 사실과 본질보다는 외모나 스타일, 말솜씨 등 외양을 중시한다. 즉 TV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개성을 내용이나 본질보다는 스타일을, 복잡성보다는 단순성을 강조하고, 특히 현실을 이미지로 환원하고, 그래서 이미지와 기호에 의해 완벽하게 결정되고 통제 받는 1차원적 사회를 그린다는 것이다(Kellner). 따라서 각 후보자는 영상 및 이미지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유권자의 마음을 끌기 위한 이미지 창출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지가 실상과 차이가 난다는 데 있다. 사실 정치적 이미지는 상징적 암시에 의해 일어나는 상상력의 산물일 경우가 많다. 이미지의 상징적 요소는 단순하고 추상적이며 상술함이 없는 것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해석하고 환상에 젖어 들 수 있게 한다. 결국 TV선거는 이미지 선거이며, 이는 후보자를 현실공간이 아닌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깔끔한 이미지와 능란한 몸짓, 재치있는 화술을 가진 탤런트형 후보가 당선되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현실정치는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진정으로 능력있고 정직하며 덕망이 있는 후보자가 요구되고 있다. 텔레비전 자체는 가치중립적인 매체에 불과하지만,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가치의 향방은 정해진다. 그러므로 미디어정치 시대의 밝은 가능성을 열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참여민주주의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미디어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 결론 및 시사점
현대의 젊은층은 정치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이것은 만연한 정치적 부패에 의한 반발심일 수도 있고 혹은 단순히 젊은층 특유의 늘 있어오던 무관심함일 수도 있고 이른바 자기 것이 아닌 것에 무관심해지는 인간 특유의 본성에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젊은층은 정치란 세계가 자신과는 무관하고 아직은 먼 이야기라고 쉽게 느끼곤 한다. 사실 그 어떤 시민도 정치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느끼는 것은 비단 젊은층뿐만이 아니라 현실에서 접하는 수많은 사람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는 다르다. 미디어는 젊은층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수단이요 도구고 때론 목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세계 제 1위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인터넷이 가지는 특유의 성질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쉽고 빠르며 접근하기 용이하고 일방적으로 받기만하는 기존의 미디어 제품과 달리 자신의 의사표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인터넷이야 말로 젊은층의 입맛에 들어맞는 도구이다. 따라서 젊은층이 무관심했던 정치를 인터넷을 통해 관심을 부여 할 수 있었고 실제로 대선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여태껏 당연시되던 것을 당연하지 않게 만든 인터넷이란 도구는 무엇인가? 인터넷이란 개방형 네트워크로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는 지구의 전자적 정보 혈관 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현재로서 가장 진화된 네트워크 체제이다. 인터넷의 근간에 깔려있는 기본정신은 공유이다. 지식과 의견의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고, 자유분방한 의사 표현과 자기표현, 열린 정보와 정보의 분배를 통한 민주화가 인터넷의 기본 정신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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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범(2003), 제16대 대통령선거의 홍보 전략 분석: 미디어 선거시대의 정치광고를 중심으로, 대통령선거 홍보전략 분석 세미나 발표논문
* 양승찬(1998), 미디어 정치시대 선거보도(98-02), 한국언론연구원
* 한국방송개발원(1996), 미디어 정치시대 선거방송 정착을 위한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