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배웠던 것을 기초로 더 깊게 들어가야 하는 그런 수업이어야 하는데 이야기를 시작한 그 사람의 수업에는 그 기초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 수업이 원활히 진행되어지지 않고 더 깊게 들어갈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그렇게 시작된 개인의 어려움이 다른 사람으로 인한 것인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그 어려움의 원인은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에게 있음을 발견해 갈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모든 일을 잘할 것 같고, 별 걱정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그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앞으로의 일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가지고 있음을 나누었을 때 함께 있던 사람들도 그에 대한 공감을 하였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꺼내어 놓았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비록 시간이 길지 못해 결론이 확실하게 난 것은 아니었지만, 상담은 그렇게 끝이 났다.
아직까지 상담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 가운데 하나가 상담이 시작되면 그 상담이 끝날 때면 그 문제에 대한 고민과 생각도 끝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결론이 날 것같지 않은 그 상담을 바라보면서 이것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의문은 상담이 끝난 이후에 나누어졌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사라졌다.
또 한 가지 더 돌아보게 된 사실은 문제의 해결은 결코 다른 사람들이 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주위에서 좋은 조언과, 이야기들을 해 줄지라도 그 문제를 갖고 있고,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노력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일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그것이 언제나 좋은 해결책이고, 좋은 방법일지라도 항상 다른 사람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지금까지 친구들이나 주위의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을 때, 너무 내 입장에서, 내가 좋았던 면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고 나누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방법을 통해서 해결했는데 저 친구는 왜 계속 그러는 것일까, 너무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통해 다른 사람을 깍아 내리고 했던 그 모습들이 반성이 되었다.
네 번의 집단 상담을 실제적으로 경험해 보면서 상담에 대한 눈이 조금은 넓어졌다. 나의 입장이 아닌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알아 보고, 그것들에 공감해 주고, 눈을 맞춰 주고 고개를 끄덕이는 작은 것에서부터 더 많은 것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이러한 경험들이 쉽게 잊혀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도록 앞으로의 삶 가운데서 적용해 보고 연습하는 가운데 그것이 나의 몸에 완전히 익혀져서 의도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아직도 내 자신을 공개하고, 드러내고, 나의 생각보다 느낌과 감정을 이야기 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색하고, 다른 사람의 눈을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는 것이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그것이 언젠가는 전혀 어색하지 않고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도록 늘 실천하면서 노력해야 겠다.
가장 좋은 상담의 방법은 잘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늘 생각하면서 나의 입을 닫고상대방의 입을 열 수 있도록, 그와 더불어 나의 귀가 활짝 열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좋은 상담자가 되기 위해서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너머에 담긴 내담자의 마음과 생각과 느낌을 잘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그래서 내담자가 자신을 조금 더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잘 비추어 질 수 있도록 나의 마음의 거울을 닦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