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든은 자신의 양면성을 통해서 진실과 거짓이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자 이제껏 흑백 논리식의 판단을 고집해온 홀든은 폭넓은 판단력을 적용할 줄 아는 인간성에 대한 이해를 보여준다. 또한 홀든이 이 초월적 경험을 하는 순간에 억수같이 내리는 비는 깨닫는 순간의 극적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구원받은 그에게 찾아온 변화는 주의의 속물들로부터 느낀 소외감과 비애감으로 인했던 그의 우울하고 감정을 정화시킨 작용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미워하던 사람들에게까지도 그리움을 느끼게 되며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홀든은 생에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고 자신과 생의 모든 것을 바라보는 고통을 극복함으로써 현실과 화합할 수 있는, 진정한 삶의 눈을 뜨게 된다. 그래서 홀든의 추락이 값지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정지 상태 속의 순수성에 대한 꿈을 버리고 선과 악이 공존하는 생을 용기 있게 받아들여 새로운 앎을 깨우친 인간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내가 직접 홀든이 되어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비록 홀든과 같은 경험을 몸소 해본 것은 아니지만, 홀든의 짧은 2박 3일간의 여정에서 나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단순히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삶, 나의 미래와 나의 순수성을 동시에 지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눈을 비로소 조금이나마 뜬 것 같다. 비록, 지금의 내 상태는 많이 모자라지만, 비록 아직 많은 것에 눈을 뜨진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감이 생겼다. 홀든이 해낸 일을 왠지 나 자신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벌써 24살이 아닌 아직 24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