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천변풍경’, ‘황혼’ 세 작품에 나타나 있는 차이점이 문학과 사회와의 관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나, 중간고사 이후로 수업시간에 주로 다루었던 내용이니 만큼 그 것을 중점으로 이야기하고, 그 외에 소설에 쓰인 시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한다.
먼저 이상의 ‘날개’에는 자연주의적 성향이 짙게 보여진다고 생각한다. 리얼리즘에서 발전한 자연주의(naturalism)는 리얼리즘에서는 사회의 외적인 모습만을 다룬 반면에 자연주의에서는 등장인물의 내부세계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바로 이상의 ‘날개’가 주인공 ‘나’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여졌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건의 객관적인 모습이 고발되기보다 주인공 ‘나’의 눈을 통해서 사건들이 전달된다. 아내들이 내객을 맞이하는 모습이나 아내가 ‘나’에게 수면제를 먹이는 모습보다는 아내의 내객들이 왜 아내에게 돈을 주는지, 아내는 왜 한달 동안이나 ‘나’에게 수면제를 먹여왔는지에 대한 ‘나’의 심적 동요가 주가 되어 보여진다. 하지만 자연주의 소설이 사회에 대한 고발과 인물의 의식을 그린 것이라 했을 때, 이상의 ‘날개’는 인물의 의식은 강하게 대두되고 있지만 사회에 대한 고발은 거의 보여지지 않고 있다. 주인공 ‘나’가 “나는 내 아내와 인사하는 외에 누구와도 인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로 ‘나’는 아내와의 세상 밖의 사회와 차단되어 있다. 어쩌면 이런 점 때문에 ‘날개’가 모더니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